알고 살아가자 718

과학자, 인본주의자

“카이저 빌헬름 학회가 나치의 정치적 이념에 동참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생체 실험에 동참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며 카이저 빌헬름 학회의 뒤를 이은 막스 플랑크 학회는 이런 역사적 사실에 도덕적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후베르트 마르클, 2001년 나치 독일의 유태인에 대한 생체실험에 사과하며 2001년 독일 과학계는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태인에게 수행했던 비인간적인 과학실험들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진행했다. 막스플랑크연구회가 진행한 이 공식사과는 연구회의 전신인 ‘카이저빌헬름연구회’를 대신해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들에게 사과하는 형식이었고, 이 행사를 주도한 인물은 바로 후베르트 마르클이었다. 그는 8명의 유태인 생존자를 초청한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

미루세요. 마음 편하게

요즘 들어 유난히 더 미루는 습관이 심해졌다면,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일을 더 심하게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었다. 불확실성은 존재론적인 불편함을 불러온다. 예컨대 밤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그게 바람에 휘날린 나뭇가지 소리인지 누군가 침입해오고 있는 소리인지 알지 못하면 아직 아무 일이 생기지 않았어도 엄청난 공포를 맛보게 된다. 상황을 확실히 알지 못하는 만큼 안전에 위협이 될만한 다양한 나쁜 가능성을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상상은 현실보다 더 자유분방하고 극단적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연쇄 살인마가 집안에 잠입한 상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등 가능성이 낮..

핵, 왜 없어져야 하는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아번주 표지에 일본 히로시마의 모토야스강에 띄운 유등이 등장한다. 배경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 흐릿하게 보인다. 흔히 원폭돔이라고 불리는 건물이다. 1915년 건설돼 히로시마상업전시관으로 쓰였지만 1945년 8월 6일, 미국 원자폭탄 투하와 함께 일부가 파괴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변이 모두 폐허로 변한 가운데 유일하게 돔과 건물 형상을 유지하고 있어 원폭의 참상을 알리는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표지에 등장한 유등은 매년 8월 6일 평화 활동가들이 띄우는 촛불이다. 활동가들은 1945년 이날 단 하루에 최대 12만 명의 사상자를 낸 인류 최초의 원폭 투하가 불러온 참상을 알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매년 모토야스강에 유등을 띄우는 행사를 한다. 이번주 ..

로드, 코맥 매카시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소설 ‘로드(문학동네 펴냄)’는 폐허로 변해버린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길을 떠난 한 남자와 소년의 이야기다. ‘로드(The Road)’는 소설의 제목 그대로 모든 일이 ‘길(road)’ 위에서 시작해서 ‘길(road)’에서 끝이 난다. 이들은 남쪽으로 이동한다. 남쪽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들이 남쪽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이들은 과연 무사히 남쪽에 갈 수 있을까. 소설 ‘로드’는 인간의 잔인함과 사랑을 동시에 보여준다. 생존을 위해 살육을 하는 인간과 선의를 가지고 서로 보듬어 안아주는 인간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우리가 가야할 ‘길’을 묻는다. 불을 운반하는 자, 남쪽으로 이동하다 남자가 깜깜한 숲..

삼성~ QLED, QD-OLED, 그리고 QNED

진정한 의미의 '자발광 퀀텀닷' 지금 당장 구현하기는 힘들어 청색 OLED 활용한 QD디스플레이, 내년 양산해 화질 한단계 끌어올려 나노 LED와 퀀텀닷을 접목한 신개념 QNED도 개발 추진 '투 트랙' 전략으로 차세대 시장 공략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LCD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이 회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과연 무엇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미래 먹거리'로 QD(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꺼냈다. 작년 10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QD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고, 지난달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QD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살펴보기도 했다. 내년부터 블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발광원(發光源)으로 하는 QD디스플레이를..

삼성, 나노 LED (QNED)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점찍은 '퀸텀닷 나노 LED(QNED)'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중소 장비제조업체들은 삼성디스플레이 발주로 QNED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생산해 곧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장비로 QNED 시험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QNED는 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 LED 소자가 직접 빛을 내는 '마이크로 LED'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은 크기의 '나노 LED'를 광원으로 하고, 그 위에 퀸텀닷(QD)을 올려 색 재현성을 높인 기술이다. QNED의 가장 큰 장점은 번인(화면을 꺼도 이미지가 사리지지 않는 현상)이 없고, 초고화질에도 소모 전력이 적다는 것. QNED는 기존 '퀸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구조를 채택한 ..

CES 2020에서 보는 QLED(QD-LCD) vs. OLED vs. 마이크로 LED

삼성전자는 이달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0’에서 2020년형 양자점(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개최된 IFA2019에서 55~98인치 크기의 대형 고급 QLED 8K 텔레비전을 처음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다양한 기술을 추가 탑재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8K 텔레비전은 4K 초고해상도(UHD) 텔레비전보다 빛을 내는 단위 입자(픽셀) 수가 4배 많은 3300만 개로 구성된 텔레비전이다. 이번 신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사운드와 화질을 더욱 개선했다. 특히 원본 영상의 화질에 관계 없이 8K의 고화질로 변환하는 기술과, ‘어댑티브 픽쳐’라는 기능이 더해져 주변 밝기..

퀀텀 닷

수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아주 작은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QD·Quantum Dot)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같은 물질로 만들어진 퀀텀닷이라도 크기에 따라 발광하는 색을 비롯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 응용 분야 중에서도 단연 퀀텀닷에 눈독을 들이는 건 TV, 모니터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시장이다. 총천연색 구현을 꿈꾸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퀀텀닷은 그 꿈을 실현할 새로운 소재이자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디스플레이에 퀀텀닷이 입혀졌을 때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건 화질, 그중에서도 화질의 핵심 3요소 중 하나인 색의 표현이다. 디스플레이는 수많은 색을 표현하지만, 이를 위해 활용하는 색은 단 세 가지다. 삼원색(RGB)으로 불리는 빨간색, 초록색, 파..

삼성전자, TV를 위한 전략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를 본격화했다. 향후 삼성전자의 TV 전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V 사업에서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마이크로LED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QLED TV는 주력 제품, 마이크로LED TV는 시작 단계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R&D)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매년 2조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신규 라인은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분야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QD디스플레이는 2021년 가동 예정인 만큼 당분간 투입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기존 전략을 고수..

QD-OLED는 시작되는데..

신소재 기술이 일반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닿기까지는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짧게는 50년에서 길게는 100년이 걸리기도 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평가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역시 1950년대에 처음으로 개발된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13년경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OLED 상용화는 한국이 주도했다. 세계 시장에서 TV 등에 쓰이는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용으로 쓰는 중소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13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고 있는 퀀텀닷(QD·양자점) 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어린' 편에 속한다. 1970년대 벨 연구소의 루이스 부르스(Louis Brus) 박사와 러시아의 알렉세이 아키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