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전원일기* 322

2020년 9월 26일, 추억

토욜 저녁의 시와 노래 울 땅ᆢ아니ᆢ울 숲ᆢ알밤 주우러~ 정글 숲을 헤처가며 길을 내고 https://youtu.be/_criIIqRE4A 떨어진 밤들 하나 둘 줍고 험겹게 모아모아 삶아서 묵자 추억/BK 오늘, 먼 훗날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희미한 미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하루만 피고 지는, 꽃잎으로도 좋으리 내일이면 떠날, 나그네로도 좋으리 먼 훗날, 오늘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9월의 환한 웃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떠나가는 뒷모습, 그림자로도 좋으리 잊혀져가는 옛노래, 메아리로도 좋으리 https://youtu.be/qXFcPV1CEzc

2020년 4월 20일 경, 들꽃은 흐트러져야 아름답다

울 밭은 화원이예요ᆢ들꽃의 화원ᆢ 흙과 하늘이 품고ᆢ 바람이 어루만지고ᆢ 빗물과 빛이 키워가는ᆢ 우리는, 그저 웃어만 주면 되어요 바라보면서, 사랑으로~ 냉이꽃ᆢ 요케ᆢ찍으니ᆢ나름ᆢ 자유로이ᆢ 곱게~ 흐트러지자~ 꽃다지 작은 구슬들을 닮았나ᆢ찰랑거린다 민들레 땅으로부터의 빛ᆢ 갓 ᆢ다음 주에는ᆢ꽃을 볼 수 있을듯ᆢ 봄맞이꽃ᆢ동화같이 생긴ᆢ 길을 걷다가 보도블록 사이로 자란 꽃들을 본다 그들의 터 그들의 땅에 인간이 인공물을 덮었으리라 대부분 묻혔고 운 좋은 몇 송이가 작은 틈을 비집고 나와 자라고 있다 인간사에서만 선과 후가 있을까 자연과 우주에서도 지켜져야만 하는 질서 오늘 하루도 발 아래를 바라볼 일이다 나보다 먼저 온 이의 터를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점하고 있지 않은 지를 그들의 터를 안타까움과 미안..

2020년 4월 20일 경, 자연은 이야기를 꽃으로 전한다

휴일 중 하루는 밭으로ᆢ꽃씨 심으러ᆢ 일단, 나비랑 ᆢ반시간쯤 놀고 키가 훌쩍 자란ᆢ 냉이 꽃들ᆢ꽃밭에서 또 놀고ᆢ 놀다보니ᆢ에너지 소모ᆢ일을 시작하기도 전에ᆢ 새참부터ᆢ 바람개비ᆢ설치 작업? 시작ᆢ 끝ᆢ 시험 가동ᆢ그리고 오늘의 일~ 꽃씨는 꼴랑ᆢ 허브가 되겠냐고 해도ᆢ 끝내 심어보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ᆢ 확 뿌리자고 해도 한 두개씩 꼼꼼하게ᆢ 풀들이 없는 땅을 찾고 찾아서ᆢ 밭을 갈고?ᆢ 씨앗 심기부터는ᆢ자원자가 계셔서ᆢ 신중히ᆢ하나 하나씩ᆢ 종류별로ᆢ번호도ᆢ매겼네요 하루 일과 마무리ᆢ 꿈으로 채워진ᆢ빈 곳들ᆢ푸른 하늘과 바람ᆢ 노닥노닥ᆢ시간을 보내고ᆢ 돌아오는 길ᆢ 꽃잎들이 풀풀ᆢ바람결에 날고 있네요 . . 자연은 이야기를 꽃으로 전한다 뿌리 아래 깊숙한 어둠으로부터 어젯밤의 별빛, 새벽의 이슬 이..

2020년 3월 29일 경, 땅의 자유

새참 나르기 단촐하지만ᆢ꽉 차있는ᆢ 아침의 건배 무쟈게 먹자 계곡에서 물을 받고ᆢ 심은 건 없다 나고 자라는 모두에게 물과 사랑을~ 잡초라는 이름은 없다 ᆢ 모두가 고귀한 이름들ᆢ저마다의 가치들~ 붉은 갓 냉이 ᆢ꽃 꽃다지ᆢ꽃 쑥 각자 놀고ᆢ 자연도 우리도~ 제멋대로 땅을 밟고ᆢ작은 생명들을 반기자 하늘, 나무, 햇빛, 바람, 땅ᆢ 소중한 땅의 생명들 어떤 씨앗들이 더 실려올까 모두 이리로 오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피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ᆢ따로 또 같이ᆢ 이제~ 뭉쳐보자ᆢ자연과 생명의 품 안에서 땅의 자유 우리 밭에는 심는 건 없어요 모든 건 스스로 나고 자라죠 우리 밭에는 솎아내는 건 없어요 모든 건 공평한 권리가 있죠 우리 밭에는 꽃이 피지 않는 건 없어요 모든 건 꽃을 피우죠 냉이도, 꽃단..

2020년 3월 27일 경, 봄이랑 놀자

아ᆢ밭을 갈아 엎으려 왔는데ᆢ 냉이들, 꽃다지 꽃들땜시ᆢㅠᆢ그대로 두고ᆢ 걍ᆢ글을 쓸래여ᆢ 일은 무슨ᆢ 꽃들이랑 놀자 봄이랑 놀자/BK 밭을 갈러 왔는데 냉이꽃, 꽃다지꽃 지천입니다 삽질, 호미질을 하려니 봄바람에 꼬마 꽃들이 흥겹습니다 아저씨만 봄인가요 우리도 봄이예요 바람결, 소곤거림이 들려옵니다 삽과 호미는 놓아두고 쪼그리고 눈싸움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꼬마 꽃들과 함께 흥겹습니다 너희들도 봄이고 나도 봄이다 밭은 두고, 봄만 먹고 살아가렵니다

2020년 3월 14일 경, 봄마중

일하기, 낙엽을 걷어내고 런치, 새참으로~ 커피, 전원? 카페에서 그리고, 운동, 공놀이로ᆢ 휴일, 하루가 간다. 봄이 오고 있다 봄 마중 봄, 봄이예요 대지가 숨을 쉬잖아요 흙이 보드러워 쉬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어요 초록 풀꽃들이 살짜기 얼굴을 내밀어요 작년의 봄 젊은 날들의 봄과는 또 다른 얼굴 더 푸근해진 웃음이예요 그냥 웃자구요 봄을 따라서 봄처럼 세상살이 별 거 있어요 봄 마중 열 번이면 흰머리가 늘고 또 열 번이면 허리가 굽어 땅을 향하고 그리고는 저 보드라운 흙이 될 텐데요, 뭐

전원에서의 일기~ 를 일구어가며

2020년 2월 집근처에 작은 땅을 마련하였습니다 일단 가꾸어 놓아야겠지요. 무얼 심고 거두고가 아닌 그저 가꾸어 놓는 것 언제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그리고는 즐거운 상상을 하렵니다. 마치, 하얀 벽을 만들어 놓고 걸기 위한 그림을 상상하듯이 땅의 한 켠에서 커피를 마시고 새의 노래와 바람 소리를 듣고 태양이 만들어내는 그늘의 변화 바람과 나뭇가지가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빛의 그림자들 흑백의 묘사 무언가를 심고 가꾸겠지요 땀과 웃음의 흔적을 잔뜩 두고라도 떠나면 두 그루 자작나무 아래에 우린 영원히 잠들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기억되겠지요. 그 땅을 걸으며 쓰여진 일기를 읽으며

사막에서

미국 여행 중 유타, 황폐한 곳의 정원, 자라고 있는 꽃들~ 아침, 이슬 한 방울 맺혔다 ㆍ ㆍ 3번째, 찔레, 들장미 4, 5번째, 체리 세이지 ㆍ ㆍ 사막에서 한 송이 꽃이 황폐함을 물들이려 피지 않았고 한 방울 이슬이 메마름을 적시려 맺히지 않았다 한 순간, 한 번의 웃음이면 어떠랴 기억으로 꿈으로 한 평생인데 작은 너와 나일지라도 스치는 나그네 눈길 한번으로도 축복인 것을 휑한 가슴 속 행복이 이리 영그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