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집근처에 작은 땅을 마련하였습니다
일단 가꾸어 놓아야겠지요.
무얼 심고 거두고가 아닌 그저 가꾸어 놓는 것
언제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그리고는 즐거운 상상을 하렵니다.
마치, 하얀 벽을 만들어 놓고
걸기 위한 그림을 상상하듯이
땅의 한 켠에서
커피를 마시고
새의 노래와 바람 소리를 듣고
태양이 만들어내는 그늘의 변화
바람과 나뭇가지가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빛의 그림자들
흑백의 묘사
무언가를 심고 가꾸겠지요
땀과 웃음의 흔적을 잔뜩 두고라도 떠나면
두 그루 자작나무 아래에 우린 영원히 잠들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기억되겠지요.
그 땅을 걸으며
쓰여진 일기를 읽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