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315

울란바토르와 근교를 다니다

도착한 날은 한잔 그리고 깊은 수면~ 시차를 위하여 . . 재개발이 한창인 울란바토르, 먼 산아래 판자촌으로 낯선 도시에 가면 뒷골목, 마을부터 찾는다 그들의 삶이 있기에 흙바람 아래 물도 귀한 곳, 지나는 세월만 머무르는 곳 걸어본다. 천천히 느린 오후 삶의 그늘 아래 지친 듯 들어서면 아직도 나누지 못한 이야기 마주치지 못한 눈동자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어머니의 깊은 한숨 그 눈동자를 바라보면 누이의 흐린 눈물 마른 바람은 홀로 흙길을 지나고 그 목소리도 눈물도 멀리 실려가는데 못본 듯 돌아서면 다가오는 얼굴들 못들은 척 외면하면 그리운 이야기들 . . 그리고, 일하는 날 아침, 가볍게ᆢ일정을 생각하며 이국의 아침은 늘, 설렘을 준다 . . 잠시의 휴식, 대학의 캠퍼스 저녁의 파티 새로이 만나는 ..

위안

언제이던가, 6월 이 무렵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요세미티를 향하였다 산으로 가면 나무가 된다 빛을 안고 하늘로 오른다 산으로 가면 물이 된다 순응하며 계곡을 흐른다 산으로 가면 바람이 된다 잎새와 풀잎을 연주한다 산으로 가면 영혼이 된다 몸은 두고 마음이 걷는다 그리고, 우린 더 북동쪽으로 호수가 있는 마을까지 깊이 더 깊이, 들어갔다 술을 사고, 호수 옆, 숲 아래~ 이름 모를 마을에 은둔하였다 . . 멀리 떠나왔고 깊이 들어온 날 세상 모르게 잊혀져 보자 네가 아는 나도 내가 아는 나도 세상 어디에도 없다 시간도 공간도 오지 않는 곳 숲 속 한 그루 나무로 서서 바람에 흔들리고 이슬에 젖을 뿐 한 줄기 바람결 닿은 적 있으랴 한 방울 밤이슬 젖은 적 있으랴 잃을 건 잃고 줄 건 주고 본성만 남은 중..

드라큘라 성으로 불리우는 그 곳

루마니아의 세계적인 유명 인사 3인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그리고 어릴적 공포의 상징, 드라큘라 드라큘라의 모델인 블러드 3세 루마니아 소국 왈라키아 공국의 브란성 드라큘라 성으로 불리우는 그 곳을 찾았다 드라큘라 이야기의 종결자, 브람 스토커 그가 선택한 곳, 브라쇼브의 남쪽을 간다 공포의 전설인가 슬픈 이야기인가 전해오는 이야기를 찾아 언덕을 오르면 흘러오는 바람결이 머리칼을 날리고 어릴 적 기억인가 가슴 속 상징인가 옛사람의 자취를 따라 발길을 옮기면 다가오는 옛향기가 코 끝을 맴돌고 잃어버린 꿈인가 떠나간 소년인가 하늘아래 망루에 올라 먼 곳을 보면 멀어지는 어린 날이 눈시울을 적시고 나는ᆢ그렇게ᆢ떠나왔구나 . . 아득한 날 하늘 푸르던 그 날 웃음과 애환이 있던..

화산에서

할레아칼라 NP 화산섬, 마우이에 있다 태양이 화산 뒤에서 떠오른다고 믿었던 옛 하와이 사람들이 "태양의 집"이라고 불렀다 정상에는 너비가 3㎞, 깊이가 800m인 분화구가 있다 오 르 자! '태양이 머무는 집' 반신반인 마우이가 떠가는 태양을 낚아챈 곳 그래서 일몰이 늦은 곳, 휴화산 할레아칼라 일만 피트 허공을 드라이브로 오르면 바다와 관목의 숲, 화산재가 쌓인 광야 생태계가 순차로 변한다 분화구 내의 최후 생태계, 은빛 칼무리의 선인장 폐허에서 자라는 그 처절한 아름다움 Silversword '구름 위의 산책' 그 길을 걸어가면, 구름은 낮게 또 높게 구름 위의 바람은 메마른 땅을 지난다 이 멋진ᆢ휴화산 ~ 언제까지 쉴까? 걷자, 산의 '쉼'이 끝나기 전에ᆢ 바람도 산을 거슬러ᆢ 올라온다 화산에서 ..

지체없이 밴프로 떠났다

밴쿠버 출장 뒤에 얻은 나흘간의 휴가 지체없이 밴프로 떠났다 덴버보다 포근한 로키, 벤프에 왔다 첫날은 드라이빙으로 요기조기 둘째날은 트래킹~ 언덕을 올랐다 캐나디안 로키의 정수~ 밴프의 산맥 그리고 보우강ᆢ '가을의 전설', '닥터 지바고', '브로크백 마운틴', '흐르는 강물처럼', 그리고, 마릴린 먼로, 로버트 미첨의 '돌아오지 않는 강'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떨리는~ 숱한 영화들의 배경이 되었던 곳 ㆍ ㆍ 여왕의 산ᆢ빅토리아는 그의 딸ᆢ루이스를 품고 있다 빅토리아산 아래, 레이크 루이스~ 세계 10대 절경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걷는다 사람없는 시간을 찾아ᆢ깊고 또 깊게 듣는다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곡, 'Lake Louise' https://youtu.be/-7TpXDSnt5Y . . 다음 날은 하루..

밴프, 캐나디안 로키를 향하여

밴프, 캐나디안 로키를 향하여~ 밴쿠버에서 밴프, 800여키로를 나는, 사흘에 걸쳐ᆢ천천히ᆢ느리게 그리고, 자꾸 멈추며~ 드라이브하였다 밴프의 로키~ 만큼이나, 밴프로 가는 길도 좋았다 밴프로 가는 길 결과보다는 과정이야, 꿈을 이루면 꿈을 없어지니 하늘이 넓게 열리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이 풀잎을 돌아 부드러이 흐르고 채 익지 않은 열매들이 희망으로 산들거리는 평화로운 날 지금의 작은 행복이 축복이 되고 지나간 기억들이 추억이 되고 떠나간 이들이 그리워서 좋은 날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마을길을 걸었다 먼 산은 다가오고 냇물은 흘러가고 다가오면 떠나고 흘러가면 돌아오니ᆢ 근데ᆢ너는 누구니? 냇물은 푸르게 흐르고, 햇살은 어디나 머무르고 꽃향기는 바람으로 지나는데 홀로 길을 잃고, 수채화 속을 헤매인다 ..

모스크바에서

모스크바를 걸었다 메트로폴 호텔ᆢ 로스토프 백작ᆢ 붉은 광장과 모스크바 강 톨스토이, 안톤 체홉, 푸쉬킨ᆢ 그리고 빅토르 최 1차ᆢ2차ᆢ컬러가 흑백이 될 무렵 모스크바의 신사ᆢ로스토프 백작에게로ᆢ ㆍ ㆍ 모스크바에서 방해와 배척이 시간의 속도를 늦추기도 하지 그런 도시, 그런 역사에서는 오늘처럼 어제를 만나고, 내일이 오지 않을 듯 정지하지 떠나간 이들도 채 떠나지 않고 있으며 떠나야할 나도 영영 떠나지 않을 듯 나그네임을 잊고 있지 술잔은 술로 채워져야 하는데 마음은 왜 자꾸 비워야만 할까 술잔은 비우기 위해 채워지고 마음은 채우기 위해 비워지는데 한낮의 거리와 방황 밤의 술 무심하여도 기가 막히게 틀에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