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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건배

너를 위한 건배/BK 한 해가 저무는 무렵 너를 위한 건배 봄 여름 가을 겨울 울고 웃고 사느라 사연도 참 많았다 이일 저일 하느라 고생도 참 많았다 겪을수록 험난한 삶 어쨌건 그럭저럭 한 해는 잘 넘겼다 한 해가 시작될 무렵 너를 위한 건배 봄 여름 가을 겨울 새해도 올해처럼 그럭저럭 견디고 무탈하게 넘겨보자 한 해를 배웅하며 한 해를 맞이하며 수고한 너를 위해 그 빈 잔을 채워라

돌아온 거리

Photo. by BK 돌아온 거리 밤열차에서 내린 나는 제천 역사에서 청전동으로 향한다 찬 바람과 함께 떠나는 겨울은 밤의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고 어둠 속에서 돌아온 나는 인적 없는 거리를 따라 어린 시절로 간다 어린 시절부친의 손을 잡고 걷던 이 거리를교복을 입을 무렵부터는 혼자 걸었고이제는 팔순을 넘긴 부친을 만나러 간다 어린 시절떠나는 겨울이 유리창을 흔들던 주점부친은 내 입에 국물을 떠 넣어 주었고나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추어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곳이 여기쯤이던가나는 문 닫힌 길가 주점들을 둘러 본다 제천 역사에서는기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려오고기차처럼 떠난 어린 시절을 뒤로 한 나는팔순을 넘긴 부친을 만나러 청전동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