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BK
돌아온 거리
밤열차에서 내린 나는
제천 역사에서 청전동으로 향한다
찬 바람과 함께 떠나는 겨울은
밤의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고
어둠 속에서 돌아온 나는
인적 없는 거리를 따라 어린 시절로 간다
어린 시절부친의 손을 잡고 걷던 이 거리를교복을 입을 무렵부터는 혼자 걸었고이제는 팔순을 넘긴 부친을 만나러 간다
어린 시절떠나는 겨울이 유리창을 흔들던 주점부친은 내 입에 국물을 떠 넣어 주었고나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추어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곳이 여기쯤이던가나는 문 닫힌 길가 주점들을 둘러 본다
제천 역사에서는기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려오고기차처럼 떠난 어린 시절을 뒤로 한 나는팔순을 넘긴 부친을 만나러 청전동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