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뒷골목,
외진 곳들을 걸었다
버스, 그리고 뚜벅이의 하루~
.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모던,
부킷 빈탕의 쇼핑
바투 동굴의 종교를 말들하지만,
나는 말레이시안
그 끈적한 삶을 걷고 싶었다
오늘 하루도 시간의 줄에 매달려
흔들리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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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이 여기런가,
그들이 살아온 흔적
겪어온 애환들이 삶의 화석이 되어
딱딱하게 굳어있는 곳
그 곳이 여기런가,
어느 바람 부는 날
힘에 겨운 듯 빨랫줄을 지탱하는
여윈 바지랑대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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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은 바뀌어도
외면하는 그늘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면
축축한 땅의 버섯인 듯
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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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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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빗물로 두드려봐
천장으로 물 한방울 들어오는지
들어오는 건
산산히 부서지는 소리뿐이야
밤새 꿈으로 다가와봐
얼굴로 눈물 한방울 떨어지는지
떨어지는 건
와르르 무너지는 가슴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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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로~ 더 멀리로 갔다
쿠알라룸푸르 외곽~
오손도손 모여사는 마을들
사람사는 내음이 풀풀~
꽃길에서는 꽃내음이 오듯
마을길에서는 사람내음이 오네
한바탕 웃음과 허허로운 푸념
끈끈한 땀과 맘 깊은 눈물까지
오랜 세월 섞이고 버무려진
비릿하고도 정겨운 내음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강너머로는 물소리가 오듯
담너머로는 사람소리가 오네
여행 Q&A/BK
왜냐구요?
이국의 정취, 화려함을 뒤로 하고
외진 골목
끈적거리는 생활이 얽힌
햇살 아래의 그늘, 긴 그림자를
왜 찾느냐구요?
삶이잖아요
보여주는 화장이 아닌
살아가는 표정이잖아요
화려함은 어디에서나 반짝이죠
눈물은 숨어서 반짝여요
나도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내 나라에서
반짝이는 눈물
서글픈 웃음으로, 그렇게
하루를 넘기잖아요
여기, 그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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