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마메트, 튀니지
투니스에서 80km, 기차로는 한시간 거리..
아프리카 기차는 예고도 없이 한시간을 늦고,
더디게 달려 시간 가늠이 어렵다
좌석번호도 그냥 무시되고..
사람 내음 풀풀나는 곳
해변은 아름답고, 하늘이 높은 곳
풀도 꽃도 자연도 나도 그저 배경일 뿐,
드러나지 않는 곳
기분 좋게 잊혀져 간다~
시간과 공간의 프레임, 밖으로 가자
오지 않는 기차
흐르지 않는 구름
흔들리지 않는 나무
일렁이지 않는 그림자
마주치지 않는 눈동자
물결 오르지 않는 바다
다가오지 않는 문명
그리고
멈칫거리는 시간
사람없는 길
방향없는 곳
그리고
나는 걷는다
고요ᆢ그리고 고요
기차는 이미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영영 떠나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은 인생이고 숙명이기에
늘 기다리고 만나고 이별하였기에
간이역에는 바람도 지나가고
지붕 위로 구름도 흘러가는데
왜 오지 않는 기차를
기약도 없이 기다려야만 하나
목적지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시간이 아닌 공간의 목적지
그 곳에서는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기차를 기다리고 있듯이
그를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질 것이다
그리고는 또 기다리게 되겠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하여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기차를
현세에서 내세를 기다리는 곳
인생도 간이역일 것이다
시간의 간이역, 먼 철길 너머로
기차가 오고 있다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기차
공간이 아닌 시간의 목적지
언젠가 그 기차를 타고
꿈인 듯 목적지에 이르게 되면
그리워하리. 간이역을
지나던 바람, 흐르던 구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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