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가을에 나는, 늦가을 나는

BK(우정) 2021. 11. 11. 04:12

 

가을에, 나는

 

지도 밖으로 나서며

시간을 먼저 보낸다

 

 

'자연은 한번도 예술을 동경한 적이 없다'

자연 자체가 고귀한 예술이므로

 

특히, 이 계절에는~

 

 

늦가을, 나는

 

이별과 소멸을 아는

이 고귀한 계절과 어울린다

 

낙엽, 시드는 꽃

장식의 꽃, 의미의 과실을 선뜻

내려놓는 나무들

고독, 반성과 허무

그 고귀함에도

잊은 듯, 잊고 살아온 언어들

 

멀리 보기보다는

나를 보는 계절

너를 보기보다는

너를 그리워하는 계절

 

떠나온 고향

사라져간 청춘

매력있는 맛보다는 깊은 맛에

푹 빠져버리는 계절

 

곱게 피어나기는 쉽다

곱게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서

11월, 깊이 들어간다

낙엽처럼, 낙화처럼 고운

소멸을 배우려

 

늦가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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