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늦가을, 회동길 산책

BK(우정) 2021. 11. 21. 21:10

유럽의 수백년된 카페부터

미국의 모더나이즈된 카페에 이르기까지

나름 최고의 카페들을 섭렵하였지만~

 

 

단연코 최고는, 여기

파주출판도시~ 회동길, 카페 거리이다

특히, 늦가을

11월의 안개비가 내리는 휴일, 하오에는ᆢ

 

 

 

 

늦가을, 회동길 산책

 

늦가을이예요

땅 위에 깔린 낙엽의 융단보다

힘겨운 가지에 걸린

늙은 화장, 여윈 몸짓의 잎들에게

시선이 가요

 

비가 내려요

젖은 갈대가 자꾸 누우려해요

세월이 힘들었어요

바람은 갈대를 어루만지며

울음을 실어가네요

 

11월이예요

차고 어두운 바깥

하오에도 전등은 켜 있어요

창 밖, 호수의 수면은

더 검어요. 더 깊은 우울함이예요

 

책장을 열어요

강의 시, 술의 시

카프카에 관한 시를 읽어요

시들이 낙엽처럼

가슴 속으로 쌓여가요

 

비가 그쳐요

땅 위의 잎새들, 어둠이 덮어요

갈대가 지쳐 누웠어요

11월이예요

늦가을, 시들이 찬바람에 날려요

 

 

'발길을 따라 > 뚜벅이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  (0) 2021.12.06
늦가을, 회귀  (0) 2021.12.04
가을에 나는, 늦가을 나는  (0) 2021.11.11
가을 도피  (0) 2021.11.10
시간  (0) 2021.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