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골목을 오르며

BK(우정) 2021. 10. 10. 13:33

 

목포에는

나 어릴 적 골목길, 산동네가 있다

그 길을, 그 마을들을~

유달산 기슭에서~ 서산동 골목길까지

천천히 걷는다. 정지된 가을처럼

 

 

골목을 오르며

 

골목을 오르는 길은 시간을 오르는 길

골목으로 들아갈수록 어린 시절로 간다

길은 좁았지만 꿈은 넓었던 시절

산동네보다 더 높은 꿈이 머무르던 시절

낮에는 흰구름 떠가는 하늘이 꿈이었고

밤에는 산아래 불빛들이 꿈이었던 시절

그 시절로 간다

 

길이 너무 넓어 갈 곳을 모르는 곳

빛이 너무 밝아 꿈을 찾지 못하는 곳

이 시절을 뒤로 하고 간다

 

 

그림이 된 사진, by 이명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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