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오르면
또 골목을 내려오면
바람을 만납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만납니다
지난 시간들은
바람으로 불어와
바람으로 사라집니다
그래서 골목 여행은
시간 여행입니다
뇌샤텔에서도 그랬습니다
중세의 건물들이 이어지는 골목
나는 그 곳에서
시간만큼 천천히
시간처럼 또박또박
걸었습니다
시간의 향기를 느끼며
시간의 소리를 들으며
권혜련 화가는
그 시간들을 스케치하였습니다
때로는 밝게
때로는 어둡게
그의 시간은 그림자를 가집니다
시간을 찾아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고 싶다면
옛모습이 담긴 앨범을 여세요
사라진 상처와 아직은 남아있는 흉터들
엊그제 모습을 담은 웃는 얼굴들
기억을 따라 방랑자로 걸으며
아직은 덜 메마른 마음을 열어 보세요
시간인 듯 흐르는 인연을 보면
아,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어
뇌리를 스치는 인연들, 귀띔해줄 거예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고 싶다면
옛흔적이 생생한 도시로 가세요
무너진 폐허와 아직은 숨을 쉬는 공간들
엊그제 만들어진 높이 오른 빌딩들
골목길들을 따라 방랑자로 걸으며
아직은 덜 개인 하늘을 올려다 보세요
시간인 듯 흐르는 구름을 보면
아,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어
골목길을 지나는 바람, 귀띔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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