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늦가을, 시나이아에서 ~

BK(우정) 2021. 3. 8. 05:54

몇해전ᆢ늦가을

나는 가장 늦가을다운 곳에 있었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북으로ᆢ150여키로를 올라가면

순결을 지켜온 알프스가 있다~

 

그림이 된 사진

 

소박한 역에서 새벽 기차를 내리면

아침 해와 함께 수채화가 되는 마을

카르파티아의 진주

시나이아가 있다

 

 

알프스 풍의 트란실바니아

고전중의 고전 시나이아 수도원

그림 엽서속의 펠레슈성

이들이 있어서만이 아니다

 

그림이 된 사진

 

사람들의 일상

마을 그대로가

알프스이고 고전이고

그림 엽서가 된다

 

 

그림이 된 사진

 

사파이어빛 하늘 아래

황금빛 산과 수정빛 물결

금빛 루비빛 단풍들

그 빛깔로 채색된 양철지붕들

깃대처럼 솟은 첨탑들

정지된 것들 뿐만이 아니다

 

 

낮게 흐르는 구름 안개

산이 움직이는 듯 하다

바람과 안개비와 해는

무지개를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을 곳곳에 옮겨 심는다

 

 

트란실바니아 알프스

부채지산을 본다

해발 2000미터

곤도라를 타고 오르며

중세 유럽의 파노라마를 본다

구름 위의 산

끝도 없이 펼쳐지는

카르파티아 산맥을 본다

 

 

시나이아 수도원

성경의 시나이산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도시

그래서 시나이아 수도원은

시나이아 정신의 틀이다

수도원의 성스러움과

비잔틴 양식의 교회를 본다

 

 

펠레슈성을 가는 길

고목들의 아치

낙엽으로 금빛 융단을 깔고

멀리 보이는 들판 넘어 솟은 성

잠자는 공주를 깨우려는

왕자가 되어 성을 향한다

 

그림이 된 사진

 

그가 되고 싶었던 나

이 곳에서의 사흘은

나에게 그의 눈을 그의 가슴을

만들어 주었다

내가 그가 되고

그가 내가 되어

다시 기차를 탄다

바르쇼프를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