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포토는~ 詩畵로*

애들레이드의 언덕

BK(우정) 2021. 2. 21. 16:21

애들레이드

남반구 호주에서도 남호주, 아래쪽에 있다

1996년도

홀로, 머물던 시절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이 몹시도 그리웠다.

그리울 때는 먼 곳이 보이는 곳

그 곳에 올라 멀리 보며

늘 생각하였던

애들레이드의 언덕

 

이명례 화가

그는 이 언덕을 묘사하며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나와 비숫한, 혹은 다른

어떤 상념이 그림 안에 베어있을까

 

 

 

이제 애들레이드를 그리워하지 않으리

 

 

애들레이드를 다시 찾았다

 

20대의 젊은 꿈이 머물러 있는 곳

두고 온 아내와 딸을 그리워하며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낸 곳

젊은 날의 꿈과 홀로의 고독이

훈장이 되고 상처가 되어 가슴 깊이 남아있는 곳

 

20대 후반, 애들레이드에 발을 딛던 날

하늘은 높고 높았고, 숲은 푸르고 푸르렀다

 

남반구의 모서리

그 이국적인 하늘 아래에서 얼마나 설레었던가

 

짙은 갈색, 바로크 양식의 기숙사

유럽풍의 대학 캠퍼스, 푸른 눈의 친구들

이국적인 거리, 노상 카페에서의 카푸치노

끝없는 초원 위에 깊게 뿌리내린 아름드리 나무들

바로사 벨리의 궁전같은 와이너리, 넓게 펼쳐진 포도나무 벌판

 

외로움이 넘칠 때 습관처럼 찾아간 곳들

헨리 비치, 빅터 하버의 바닷가, 한도프 거리

고독을 벗삼아 브리티쉬 바에서 만취한 다음 날 무작정 향한 여행지들

플린더스 레인지, 포트 오거스타, 마운트 갬비아

 

지난 20여년 동안 애들레이드의 경험과 추억들은

가슴 저편에 그리움으로 아픔으로 머물러 있었다.

 

50대가 되어

중년이 된 아내, 성숙한 딸과 함께 애들래이드를 다시 찾았다

 

애들레이드의 풍경과 거리는 그대로였다

애들레이드의 언덕과 바다는 그대로였다

 

젊은 날의 꿈들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가슴을 누르던 외로움들은 어디로 갔는가

 

빅토리아 스퀘어를 달리는 그레넬그 전차의 뒷모습을 보며

런들 스트릿에서 철없이 즐거워하는 아내와 딸의 뒷모습을 보며

 

담배 한개비를 문다.

담배 연기를 길게 뿜는다

담배 연기는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된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 모든 꿈과 외로움은 시간이 되어 흘러가는 듯 하다

 

소중한 것들을 두고 온 듯 하여 찾아간 곳

무언지 모를 아련함과 그리움이 머물던 곳

이제는 허허로이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는 곳

 

귀국 비행기에 오르며 생각한다

이제 애들레이드는 수많은 도시들 중의 하나로 내게 남으리라고

 

나 이제 애들레이드를 그리워하지 않으리

 

 

 

이명례 화가 作

 

blog.daum.net/jbkist/5810

 

애들레이드에서의 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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