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가고 싶다

BK(우정) 2020. 1. 10. 06:38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가고 싶다

 

 

바람처럼

경계없이 방향없이 흐르고

이슬처럼

미련없이 흔적없이 가고 싶다

 

보이는 대로 보고

느끼는 대로 느끼고

마음가는 대로 걷고

시간가는 대로 가고 싶다

 

나 떠나는 날 네가

너무 슬퍼하지도 않고

너무 절망하지도 않고

잠시 이별이 아쉬워서

먼저 가서 기다리라는 듯 가고 싶다

 

나 떠난 후 네가

눈 오는 날 춥지 않은 쓸쓸함으로

비 오는 밤 아프지 않은 그리움으로

엷게 미소 짓는 입가의 커피 한 잔

그런 기억으로 가고 싶다

 

바람처럼

자유로이 시공을 흐르며 살고

이슬처럼

티없이 짧게 빛나는 모습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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