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그대가 머무는 곳

BK(우정) 2019. 11. 12. 20:06




그대가 머무는

 

 

돌아선 그대는 떠났습니다.

 

그대는 내가 바라볼 없는 곳에 있습니다.

그대는 내가 부를 없는 곳에 있습니다.

그대는 내가 안을 없는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대가 머무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밤하늘에 촘촘히 걸린 등불들, 은하수 그늘 아래에 그대는 있습니다.

민들레 향기를 담고 지나는 바람결이 닿는 곳에 그대는 있습니다.

푸른 소나무를 품고 흐르는 강줄기가 쉬어가는 곳에 그대는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대가 머무는 곳으로 띄울 편지를 씁니다.

 

해지는 들녘, 들국화 벌판을 지나 까치발을 딛고 그대를 찾던 검은 눈동자

때로는 웃음이 되고 때로는 눈물이 되는 우리들의 이야기들

그리워 그리워서 그대인 덥석 안아버린 그림자 길게 드리운 느티나무

 

모두를 담아 그대가 머무는 곳으로 주소 없는 편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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