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떠나고 있다
친구가 떠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별은 점점 익숙해오지만
그래도 이별하는 아픔은 크다
친구의 손은
어릴 적 자전거를 밀던 손만큼이나 작았고
힘없는 눈길은 눈물 속에서 웃고 있었다
년초만 해도 막걸리 잔을 기울일 정도였는데
이제는 떠날 준비를 한다
돌이켜보니,
새로운 친구를 만든 기억은 참 까마득한데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은 하나 둘 떠나고 있다
남은 이와 떠나는 이
남은 이는 이별의 아픔을 꾹 참고 살아가면 되지만
떠나는 이는 이별의 아픔에 더해
남은 이들의 안녕과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두려워한다
남은 이의 아픔을 떠나는 이의 아픔에 비할까
아픔에는 술이 위안이 될 수도 있지만
아픔이 크면 술을 넘기는 것도 힘에 겨운 일이다
친구를 만나고 오는 길
모두가 떠나버린 플랫폼
밤 열차를 기다리며 내내 담배만 물고 있다
기차는 다가오고
멀리 떠나는 친구를 뒤로 하고 다시
삶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눈물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