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벚꽃 날리는 날에

BK(우정) 2019. 6. 17. 05:49




벚꽃 날리는 날에

 

봄에 내리는 눈은

벚꽃잎들이 되어 바람에 날리고

가을에 내리는 눈은

메밀꽃이 되어 위에 쌓인다

 

나는 편린이 되어

부서지고 흩날리고 쌓이는 풍경이 좋다

 

하나의 정물이 되어

화려한 뒤에 잊혀져 가기 보다는

무수한 조각들이 되어

오래도록 흩날리고 소리없이 쌓이고 싶다

 

크게 비추는 둥근 달보다는

둘레를 잔잔히 흐르는 달무리이고 싶다

 

벚꽃잎들이

햇살아래 부서져 흩날리고

소리없이 내려 앉아 벚나무 둘레에 쌓이듯이

 

바람이 되어 물결이 되어

그대 곁을 흐르고

그대의 둘레에 쌓여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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