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언제 시작되었느냐는 시사상식퀴즈에 등장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1901년이라는 기준은 다분히 인간 편의적으로, 또 임의로 정한 기준에 불과하다. 2020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이것이 강제한 이른바 ‘뉴노멀’의 시대를 겪으며, 나는 진정한 21세기가 이제 시작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팬데믹 뉴노멀 시대의 가장 놀라운 광경은 우리가 지금까지 선진국이라 불렀던 나라들의 민낯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유럽과 미주의 여러 나라들을 지켜보며, 우리가 목표로 삼았던 롤모델들이 적어도 방역에 관해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최초로 종두법을 시행한 영국도, 최초로 백신을 개발한 파스퇴르의 조국 프랑스도, 제1회 노벨 생리의학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