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일상의 상식 268

X 선발견, 방사능, 그리고 양자역학으로

19세기 물리학의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고전 전자기학의 완성이라고 할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전자기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이런저런 ‘장난감’을 만들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진공관이었다. 유리용기에서 공기를 빼내고 잘 밀폐하면 그게 바로 진공관이다. 짐작했겠지만 얼마나 성능이 좋은 진공펌프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독일의 하인리히 가이슬러는 진공펌프를 개량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덕분에 대기압의 1만분의 1 정도의 상태를 구현할 수 있었다. 공기도 없는 유리관을 어디에 쓸까 싶은데 과학자들은 그 속에 전극을 집어넣어서 외부 전원과 연결한 뒤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을 했다. 즉 진공에서의 전류의 흐름을 연구한 것이다. 1869년 독일의 율리우스 플뤼커와 그의 제자 요한 히토르프는 이때 음극에..

진통제 아스피린의 탄생, 1897년

물가에 가면 볼 수 있는 아름드리 버드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버드나무의 껍질은 오래전부터 통증을 줄이는 진통제의 원료로 쓰였습니다. 버드나무 껍질 진통제는 무려 기원전 약 2000년에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적혀있을 정도로 긴 역사를 가집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버드나무를 진통제로 사용했는데도 진통제 역할을 하는 성분이 무엇인지 밝혀진 것은 19세기에 들어서였습니다. 1828년 독일의 약사인 요한 뷔히너가 버드나무 껍질에서 진통 성분을 추출해 ‘살리신’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후 살리신을 개량해 진통 효과가 더 뛰어난 ‘살리실산’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살리실산은 맛이 너무 쓰고 위장을 자극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독일의 제약회사 바이엘에 근무하던 펠릭스 호프만은 살리실산을 개선한 진통제를 ..

바이러스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의 논란

감염병 전문가들은 모든 팬데믹(질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언젠가 종식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집단면역’이 생겨나고, 또 이 과정에서 병원체(주로 바이러스)의 변이 역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변이가 일어나면 더 위험한 것 아니냐 싶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전체적으로는 차츰 증세가 더 약한 종으로 바뀌어 간다. 치명적인 증세가 많아지면 숙주, 즉 감염자가 죽거나, 격리치료를 받으면서 같은 바이러스 내에서도 강력한 개체는 점점 퇴출당하고, 약한 개체가 더 널리 퍼져 나간다. 이처럼 치명률도 점차 낮아진다니, 막상 백신이 필요 없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지만, 백신은 그 시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등..

더위, 치명적일 수 있다

"기후 변화 속도와 여러 생리적 제한을 놓고 볼 때, 사람 생리가 지금의 한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견딜 만큼 진화할 것 같지는 않다." - 카밀로 모라 외,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투고한 논문에서 지난달 말 캐나다 리턴란 곳의 온도가 49.5도까지 치솟았다는 외신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캐나다의 여름은 한반도보다 덜 더울 텐데 39.6도면 모를까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물론 방송 사고는 아니고 실제 북미 서부 캐나다와 미국 접경지를 중심으로 열돔현상이 일어난 결과다.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돼 돔의 지붕처럼 아래 지표의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이 발생했다는 것인데, 미국 남서부의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 유입 등 여러 우연이 합쳐져 이처럼 극단적인 고온이 됐다. 따라서 몇몇 과학자..

코로나 19, 4차 유행의 시작

방역당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이 이어지자 4차 유행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4차 유행은 과거 유행과 달리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떨어졌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확산 속도는 빨라진 특성을 보이고 있다.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점도 앞서 1~3차 유행과 다른 점이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유행은 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던 지난해 2월 18일부터 5월 5일까지를 1차 유행, 광화문 집회 등으로 확산이 발생했던 8월 12일부터 11월 12일까지를 2차 유행, 전국적 대규모 유행이 일어났던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를 3차 유행으로 ..

화내기 전에 생각하자

부정적인 정서 특히 ‘화’는 나의 안위에 큰 해를 끼칠만한 중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물론 대부분의 경보들이 그러하듯 오경보가 많은 것이 탈이지만, 실제로 나의 안위를 위험하는 사건이 있을 때 예컨대 누군가 먼저 나를 공격하거나 금전적, 정신적으로 심한 손해를 끼치는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화를 느낀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이들이 딱히 실질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 사소한 일들에도 쉽게 화를 내고 만다는 것이다. 단순히 의견이 달라서 다투는 일들이나 도로에서 일어나는 보복운전, 무시당했다고 느껴서 (특히 만만한 사람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등 많은 분노가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 ‘과하게’ 나타난다. 그렇게까지 화내고 폭발할 만한 중대한 이유가 있었는지 따져보면 그렇지 않은 경..

지구도 자석이다

우리가 지구 자기장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 지구 자기장(혹은 지자기라고 부름)은 커다란 자석과도 같은 지구가 방출하는 자기장을 뜻한다. ‘다이나모 이론’에 따르면 지각 아래 약 3,000㎞ 지점의 지구 외핵 내부에서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온도 및 밀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들이 유발하는 대류 현상으로 인하여 액체 상태의 철과 니켈 등으로 구성된 유체가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되어 유도전류가 생성되며, 이로 인하여 결국 지구 회전축을 따라서 지구 자기장이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형성된 지구 자기장은 지구의 표면 근처뿐 아니라 우주 공간까지 뻗어 나가며 밴 앨런 대(Van Allen belt)를 형성한다. 우리는 지구 자기장에 감사해야 한다. 지구 자기장은 우주에서 끊임없이 날아오는..

축구공과 슛의 과학

‘별들의 전쟁’인 유럽 최상위 클럽 대항전에서 첼시가 맨시티를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5월 30일 오전 4시(한국 시각) 포르투갈 포르투 드라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첼시가 맨시티에 1 대 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리시 카라바오컵 정상에 오른 맨시티는 절정의 기량으로 사상 첫 UCL 우승과 함께 트레블(3관왕) 달성 가능성이 높아 보였으나, 마지막 순간에 무너졌다. 반면 열세로 평가받던 첼시는 응골로 캉테가 중원을 지배하면서 초반부터 대등한 공세를 펼쳤고 역습을 통해 카이 하베르츠가 터트린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9시즌 만에 UCL 우승컵인 빅이어를 다시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구촌을 뒤흔드는..

코로나의 종식은 언제쯤? 백신의 불완전성 세가지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신 접종 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기준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백신 접종을 마친 인구가 1억3358만1245명(51.7%)으로 절반을 넘겼다. 백악관은 다음 달부터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기로 하는 등 백신 접종을 앞세워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백신 개발 역사상 최단기간에 개발돼 예방 효과를 내며 인류의 감염병 대응에서 최고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확인 되지 않은 사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력 지속 기간 불명확 현재..

핵폭탄, 인류 멸망의 위협

지난 1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핵가방’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바이든 정부에 전달해야 할 ‘핵가방’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계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 6,900여 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900여 기는 상시 발사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은 가방 안 버튼을 눌러 핵미사일을 쏠 수 있는 ‘핵가방’은 언제든지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전쟁이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사용하는 전쟁을 말한다. 과거 원자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투하됐다. 그 결과 일본은 항복했고 전쟁은 끝났다.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존 로버트 오펜하이머(John Robert Oppenheimer, 1904~1967). 그는 세계 최초로 원자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