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항금리 문학 창간호)

파주 LG 디스플레이 가는 길 잠시 들르네~ 능곡에서 의정부까지를 이어주던 교외선 일영 장흥 송추‥ 젊은 날 익숙하였던 역들~ 운행이 정지되고 유물처럼 남아있네 기차는 다시 달릴 수 있으려나~ 방치된 듯 놓여진 일영역사를 오르면 무심한 개찰구를 지나고 능곡행도 의정부행도 오지를 않네 나는 기다리는데~ ㆍ ㆍ 흔적에서/BK 언젠가 떠났지만 지나고 보면 늘 그 자리 그 기억 그 풍경을 불러오면 외모만 변하고 기력만 떨어졌을 뿐 진정 떠나간 것은 아무도 없네 오늘도 떠나지만 지나고 보면 늘 그 자리

충무로인쇄골목 을지로에 이어 태어난‥ 영화 전단지로 태어난‥ 재개발 계획으로 사라지고 있는 화려했던 날의 그림자 약속 시간 조금 일찍 와서 걸어본다~ ㆍ ㆍ 그림자 동행/BK 앞모습은 뒷모습이 만남은 헤어짐이 기쁨은 슬픔이 나는 네가 그림자 동행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늘 송정역 시장~ 국밥집들 향토색 짙은 맛~ (광주송정역, 송정역시장, 국밥거리) ㆍ ㆍ 국밥 향수/BK 시장 골목 어귀에서 국밥을 앞에 놓으면 침만 고이지 않고 왜! 눈물도 고이는 걸까?

광주행~ 기차 시간에 다소 여유가 있어 정동길을 걸었네 정동길에 오면 덕수궁 돌담길, 시립 미술관 정동 교회, 중명전, 정동 극장 그리고 러시아 공사관을 따라 걷고 사진을 찍지만 알고 있을까? 작고 소중한 것들이 요기조기 머무르고 있음을~ 백년이 훌쩍 넘은 화교 교회 작은형제회 프란치스코 수도원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신아일보 별관 광화문 연가, 이영훈의 노래비 그리고 독립신문사의 옛터 등등‥ ㆍ ㆍ 보물찾기/BK 눈을 크게 떠도 가까이 다가가도 보이지 않은 것들이 있어 머리로 알고 가슴으로 느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어

지하철역에서 집으로~ 산길을 걸어가볼까? ㆍ ㆍ 집으로 가는 길/BK 날이 어두워져도 길은 밝습니다 겨울숲에도 봄 꽃이 핍니다 몸은 무거워도 발길은 가볍습니다 웃음 소리가 예까지 들려옵니다

천안, 입장면 하장리에는 아직도 옛스런 골목길과 집들 잠시 둘러보고 시간에 두 대 뿐인‥시내버스~ 성환역으로 가네‥ ㆍ ㆍ 그래서 좋아요/BK 터벅터벅 낯선 마을길을 걸으면 아는 사람도 없고 단골 식당도 없고 멈추고 생각할 것도 없고 서둘러 갈 곳도 없고 그래서 좋아요

천안, 생산기술연구원 회의가 일찍 끝났네 기차시간까지~여유만만‥ 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러 기로마을에서 입장면 시내까지 터벅터벅~ ㆍ ㆍ 그래서 좋아요/BK 터벅터벅 시골길을 걸으면 화사한 풍경도 없고 요란한 소음도 없고 하늘을 가리는 빌딩도 없고 서두르는 시간 약속도 없고 그래서 좋아요

교토 다이가쿠 명문 중의 명문 소박한 캠퍼스 명문은 안에 있다 ㆍ ㆍ 초면/BK 처음 보는 건물 창을 바라보지 창을 통하여 역사와 연륜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처음 만나는 사람 눈을 바라보지 눈을 통하여 세월과 연륜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구로공단역~ 지금은 구로디지탈단지역 2번 출구를 내려가면 만나는 공장을 개조한 카페 커피 앤 브런치~ 미쿡?스럽게 촬영해보았네~ ㅎ(구로공단역, 커피 앤 브런치) ㆍ ㆍ 커피/BK 커피의 맛의 최고는 커피의 맛에 더하여지지 분위기의 맛 흐르는 음악의 맛 그리고 지나간 추억의 맛

일제에 의해 너무 많이 다친 궁 상처들만 가득하다 ㆍ ㆍ 경희궁 가을/BK 훼손된 상처들이 안타까워 단풍이 반창고를 붙혀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