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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주점

필스너의 고향 체코, 프라하의 뒷골목 차운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나그네의 발길은 선술집으로 향하고 브레첼 꾸러미와 콜레뇨를 안주삼아 필스너 우르켈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ㆍ ㆍ ㆍ 겨울비 주점/BK 멀리 떠나온 곳에 비는 내리고 어둠이 오는 골목에 비는 내리고 가로등 주점 창가에 비는 내리고 기울이는 술잔에 비는 내리고 비가 그치면 비를 그리워할까 비가 그치면 돌아갈 수 있을까 비가 그치면 눈부신 빛이 올까 비는 술잔에 떨어져 술이 되고 술은 심장으로 흘러 타인이 되어 멀어지는 기억과 다가오는 꿈을 못내 외면하고 있다

아버지의 봉투

내 아버지는 딸아이에게 용돈을 주실 때 늘 손수 만드신 빨간 봉투에 넣어주신다 '홍파오', 받는 이를 위한 축복이 담겨진 이제는 돋보기를 걸치시고도 삐뚤 삐뚤 ㆍ ㆍ 아버지의 봉투/BK 아버지가 웃음 너머로 건네주시는 빨간 봉투 꼬깃꼬깃 지폐와 함께 따뜻한 맘이 담겨있는 아버지가 디자인하고 종이접기한 빨간 봉투 삐뚤삐뚤 모양도 각각 가는 세월이 담겨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