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추암에서 정동진, 경포까지

BK(우정) 2022. 3. 23. 05:11

 

추암에서 정동진, 경포까지, 60여키로

 

하루의 여유, 일출부터 일몰, 그리고 어둠

지루하지 않게 시간은 흘렀다

 

 

 

어디로 가는가, 끝이 보이지 않는 길

무엇을 향하는가, 이루지 못할 꿈?

그래도 떠남이 인생이다

 

어디에서 오는가, 시작이 보이지 않는 길

누구를 기다리는가, 오지 않을 인연?

그래도 기다림이 인생이다

 

추암에 오면 해가 아닌, 등불이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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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를 달리면

시간은 오늘을 지나고,

추억을 넘어 내일로 흐른다

공간은 마을을 지나고,

산을 넘어 바다로 흐른다

 

마주치는 인연들, 오고가는 풍경들

꿈인듯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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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동진

 

정동진에서는 시간이 보인다

꿈은 기억으로, 기억은 꿈으로

하염없이 밀려오는 시간의 물결들

모래알로 부서지는 꿈과 기억들

 

정동진에서는 시간을 돌린다

기억은 꿈으로, 꿈은 기억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시간의 조각들

모래알로 쌓여가는 꿈과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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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포

 

경포에 서면,

그 투명함에 바다가 아닌 내가 보인다

하늘은 구름을, 바다는 파도를,

백사장은 나를 품는다

 

석양이 물들면,

길어진 그림자로 그림을 그린다

 

먼 바다에는 두고온 인연

높은 산에는 헤쳐온 설움

텅빈 들에는 걸어갈 세월

은빛 하늘에는 돌아갈 꿈

 

석양이 저물면,

짙푸른 벨벳으로 그림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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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베에토벤의 '월광 소나타'보다도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나의 글을 샘물로 햇빛으로

네게 보내고 싶다

 

내일 아침에는, 나의 이야기와 글이

맑은 옹달샘이 되어, 밝은 햇살이 되어

너의 귓가에 눈가에 맑게 흐르고

밝게 비치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