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사막에서, 사막의 꽃, 소돔의 사과, 사막의 별

BK(우정) 2022. 1. 31. 17:05

6년을 일하면

1년의 재충전을 허용하는 직장~

 

 

지체없이 사하라를 향하였다

 

 

사막, 유치환의 '생명의 서', 그 느낌

피폐한 몸으로 무생명의 곳을 찾는 길

RV에 기대어 깊숙이로 들어간다~

 

 

사막에서

선술집만큼이나
홀로 있기 좋은 곳
사막을 걸어간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잊혀졌던 자아가
나를 만나러 온다

 

 

 

외롭도록 넓은 삶의 사막에서
세파에 부대끼며, 흔들리며
또 하루를 살아가는 생명들
황혼이 오고, 어둠에 잠겨가는
'젊은 날의 우리들'

 

 

사막의 꽃

황혼의 사막을 거닐다
나는 보았네, 한 떨기 꽃을

모래에 알알이 부서진 빛이
꽃잎에 닿아
형언할 수 없는 빛깔을
뿜고 있었네

길도 없고, 관객도 없는
황량한 무대에서
바람에 흔들리듯이 꽃은
춤을 추고 있었네

밤이 오면
별들이 맞아줄까
외로운 율동
슬픈 춤사위를

황혼의 사막을 거닐다
나는 보았네, 두고 온 나를

 

 

소돔의 사과

사막에서 만난 그 이름을
돌아온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 전설을, 그 이야기를
돌아온 후에야 듣게 되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그리고 저주받은 나무
줄기를 흐르는 독성
거두면 먼지로 부서지는
푸른 사과모양의 열매
헛된 기쁨, 절망의 심벌
슬픈 사연들을

 

 

나의 카메라는

사막의 별을 담을 수가 없었다

 

사막의 별은

슬픔 속에 뜬다

 

극도의 소멸이 있는 곳

몇몇 존재하는 생명만이

그 거동과 호흡을 극소화하며

가냘픈 생명을 잇는 곳

 

사막의 별은

희망으로 뜬다

 

궁핍한 생명들의 희망

그 위로의 빛은 가냘퍼

도시의 빛에 익숙한 카메라로는

담을 수가 없는 곳

 

도시의 절망마저

사막에서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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