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겨울에, 나는

BK(우정) 2021. 12. 11. 19:38

파주출판도시에 가면, 겨울은

외롭지도 적막하지도 않다

계절을 겪어온 갈잎, 그리고 낙엽들의

낮은 휴식이 있고

겨울을 맞이하는 빈 나무들의

겸허와 순응이 있어서이다

 

 

그리고,

편한 카페, 책과 커피가 있어서이다

 

 

겨울에, 나는

 

들어갈래요, 깊이

침묵할래요, 더 깊이

안으로 안으로

 

어느 카페,

작은 공간이라도 있거든

누에마냥 웅크려

실을 짜듯이 글을 쓸래요

 

갈잎의 서걱임만큼의 소란

갈잎 사이로 오는 빛만큼의 밝음

그러면 충분해요

 

커피가 있으니까요

책이 있으니까요

겨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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