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나 홀로 건배

BK(우정) 2019. 11. 26. 20:34




나 홀로 건배

 

 

파리 소르본 대학가 인근, 먹자골목

생맥주는 필수, 분위기도 그런대로

안주는 다소 퀴퀴한 치즈 퐁뒤로 한다

 

버너 위 낡은 냄비에 치즈를 녹이고

늙은 웨이터가 손수 뜯어준 호밀빵

꼬챙이에 끼워 지휘봉인 듯 젓는다

 

이리 저리 둘러 앉은 이방인들아

세파를 피해 사라진 젊은 날들아

가고 오지 않는 잊혀진 추억들아

 

왕년에는 나도 캠퍼스의 낭만이었다

내 잔은 내가 채운다.  그날을 그리며

술친구는 없어도 좋다. 나 홀로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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