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아스팔트 틈 사이에서 돋은 민들레가
씨앗을 바람결에 실려 보내고 있다
보이는 곳은 전부 아스팔트뿐인데
씨가 닿을 수 있는 땅은 어디쯤일까
이 척박한 곳에서 멀리 멀리 떠나라는
민들레의 염원이 귓전에 들리고 있다
우리 어릴 적, 부모들이 그러했으리라
가난과 고생으로 일구어가는 삶에서
자식들만은 벗어나기를 바랬으리라
충북 제천에서도 한참이나 떨어진
산골마을에서 청량리역을 향하던 날
나 어릴 적, 부모의 마음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