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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래피

BK(우정) 2019. 11. 7. 11:33

빛이 지닌 회절과 간섭 특성을 활용하여 만들어지는 홀로그램은,

시간 영상화 하기에는 너무 많은 정보량, 영상 재생을 위한 디스플레이 장치의 픽셀 크기,

그리고 제한된 시야각 등의 이슈들로 인해 완전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발전하고 있는 3D프린팅 기술, 메타물질기술, 나노기술, 그리고 5G통신기술 등은

차 홀로그램 기술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홀로그램 가상회의, 인터랙티브 홀로그램 등이 가능해질 날도

먼 미래는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홀로그래피의 원리


홀로그램은 그리스어의 전체를 뜻하는 “Holos”와 의미, 정보를 뜻하는 “Gramma”가 합쳐진 단어로,

어원 그대로 빛이 지니고 있는 모든 정보를 담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약 400~700 나노미터의 파장을 지니는 전자기파로,

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음이 잘 알려져 있다.

로그램에 주로 활용되는 빛의 성질은 파동의 성질로,

파동은 그 고유의 특성으로서 진폭(amplitude)와 위상(phase)을 지니고 있으며,

중 파동의 진폭은 광원의 밝기를 결정하며,

위상의 공간적 분포를 알면 그 빛의 전파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데,

물체가 홀로그램 기록면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허상인지 혹은 실상인지 등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연못에 똑같은 돌을 하나는 내게서 가까운 곳에,

다른 하나는 먼 곳에 던진다고 생각해 보자.

각각의 돌이 떨어진 위치로부터 원형으로 물결파가 생성될 것이며,

멀리 떨어진 광원과 가까운 곳에 있는 광원이 만들어내는 파면의 곡률반경이 다르고,

이 위상 정보가 우리 눈의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서로 다른 깊이에 초점이 맺히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스럽게 물체의 원근감을 인지하게 된다.

3D영화와 같이 양안시차를 이용하는 3차원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홀로그램은 공간상에 맺히는 상 자체가 깊이 정보를 지닌 채 재생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스테레오 방식의 3차원 디스플레이에서 느껴지는 눈의 피로감이나 부자연스러움,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없는 자연스러운 3차원 영상의 관측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홀로그램은 어떠한 원리로 빛의 위상을 기록하는 것일까?
194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의 영국 물리학자인 데니스 가보르(Dennis Gabor, 1900-1979)는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함으로써 그 해답을 최초로 제시하였다.

파동의 성질 중 간섭은, 두 개 이상의 파동이 합쳐졌을 때,

두 파동 사이의 위상 차이에 따라 파동이 보강 혹은 상쇄되는 현상이다.

즉 간섭을 이용하면 위상 정보를 가시화하고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가보르는 수은 램프로 부터 발생하는 광원을 잘 필터링한 뒤 이를 두 개의 광원으로 나누고,

한쪽 광원은 물체를 통과시킨 뒤(물체파, object wave), 분리했던 광원(참조파, reference wave)과 합쳐

두 광원의 간섭무늬를 감광제를 이용하여 기록하였다.

이 간섭무늬에는 물체파가 지닌 위상 정보가 그대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추후 간섭무늬를 기록할 때 사용한 참조파를 그대로 쪼여주게 되면

기록했던 물체파가 지닌 정보가 그대로 재생된다.

이와 같이 간섭무늬를 기록하기 위해 물체파와 참조파를 동시에 쪼여주는 과정을

홀로그램의 기록 과정이라 하고,

만들어진 간섭무늬에 참조파를 쪼여 물체파를 다시 만들어내는 과정을 홀로그램의 재생 과정이라 한다.

가보르가 홀로그램을 제안했던 때는 아직 레이저(LASER)가 개발되기 전이었고,

간섭성이 뛰어난 광원을 마련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기 때문에

홀로그램의 제작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나,

1960년 Hughes사의 메이먼(Theodore Maiman)이 루비를 사용한 레이저를 개발한 이후,

기체 레이저 및 반도체 레이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홀로그램의 보급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가보르에 의해 제안된 것과 같이 물체파와 참조파의 간섭무늬를 직접 기록하여

홀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식을 아날로그 홀로그램 방식이라 한다.

아날로그 홀로그램 방식은 간섭무늬를 오랜 시간 지속시킬 수 있어야 기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성능의 레이저 광원이 필요하며, 결정적으로 폴라로이드 사진과 같이

건판에 한번만 기록이 가능하고, 또 정지된 이미지만을 기록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1966년 B.R. Brown, A.W. Adolf

컴퓨터를 이용해 3차원 디스플레이를 위한 홀로그램 패턴을 형성하는

Computer-generated Hologram (CGH) 알고리즘을 제안하였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의 홀로그램과는 달리 실재 물체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가상의 물체를 가정하여 기록이 가능하다.

물체파라는 것은 결국 3차원 물체로부터 회절 되어 만들어지는 광파이므로,

기존에 잘 알려져 있는 광학 이론들인 프레넬 회절 이론(Fresnel diffraction)과

하위헌스의 원리(Huygens’ principle) 등을 이용하여 가상의 물체를 두고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물체파를 계산할 수 있다.

홀로그래피의 응용 및 전망


홀로그램 산업이 응용되는 분야는 제어 계측, 의료, 에너지, 자동차, 디스플레이, 문화/관광, 보안 등

매우 광범위하기에 본 절에서는 이를 일반인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력, 출력, 정보처리 의 3개 갈래로 나누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홀로그램 입력: 홀로그램 획득 및 계측 분야
홀로그램은 공간 상에 3차원 광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 중 가장 정밀한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빛의 위상을 변화시켜가며 그 정보를 기록하는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은

기존 현미경 대비 수배 이상 정밀한 계측이 가능함이 알려져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서브파장 스케일의 광 이미지를 계측하고, 반도체 리쏘그래피,

3차원 프로파일링 등에 홀로그램 계측 기술이 응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홀로그램 신호, 좀 더 넓게 말하면 3차원 공간상에 분포하는 광 신호를 수집하여

데이터화하는 기술은 그 외에도 자율주행 자동차의 거리 인식 시스템이나,

인공지능 장치의 컴퓨터 비전, 오큘러스 등의 VR 가상현실 장치에서

위치 및 동작 인식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 홀로그램 출력: 홀로그램 재생 및 전시 분야
홀로그램 신호의 출력을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응용 분야는 우리에게 친숙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콘서트, 문화재 전시와 같은 응용 분야가 있다.

현재까지 출시되어 있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피라미드 홀로그램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플로팅 홀로그램 기법을 바탕으로 한 디스플레이,

회전하는 팬을 활용하여 동기화된 이미지를 띄워 3차원 영상을 관측할 수 있게 하는 방식,

동공 추적 방식을 적용하여 사용자의 관심 영역에 원하는 홀로그램 영상을 보여주는

독일 Seareal사의 VISO20등,

홀로그램 출력 분야에 있어서 가장 큰 이슈는 더 큰 홀로그램 영상을, 더 입체감 있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상기 언급한 세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장치는

홀로그램 정보처리량의 과부하와, 홀

로그램을 출력하는 공간 광 변조장치(Spatial Light Modulator)의 픽셀 크기의 한계로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3) 홀로그램 정보처리: 홀로그램 인터랙션 및 보안 분야
홀로그램의 입력과 홀로그램의 출력이 직접적인 홀로그램 컨텐츠의 생성과 소비를 담당한다면,

홀로그램 정보처리 분야는 형성된 홀로그램을 합성, 변환, 압축하여

보다 데이터 전송에 용이한 형태로 만들거나, 홀로그램 신호와 외부 신호간의 인터랙션 기술,

그리고 홀로그램 신호를 판독하여 보안 등에 사용하는 기술 범주를 포함하였다.
보안 분야에 있어서 홀로그램은 ID카드 등에 삽입되어 수십년 이상 응용되어 왔으며,

서울대, 포항공대 등에서는 홀로그램 기술과 메타 물질 기술을 접목하여,

편광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보안용 홀로그램 메타표면을 개발하거나,

메타표면을 활용하여 홀로그램을 AR기술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결론


빛의 회절과 간섭 현상을 바탕으로 3차원 광 이미지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인 홀로그래피는

3차원 공간 상의 정보를 2차원 평면에 기록 및 재생하는 기술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 2차원 디스플레이 대비 수백 내지 수만 배에 달하는 정보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정보 전송량의 차이는

한때 홀로그램이 상용화 불가능한 기술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그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시점도 존재하였으나,

지속적인 CPU/GPU연산기술의 발달과 5G 세대로 이어지는 통신기술의 발달,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도달함으로써

홀로그램 기술의 상용화된 구현 가능성 또한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앞선 절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홀로그램은 타 스테레오스코픽 3차원 영상 기술들과는 달리

양안시차에 의한 착시 현상이 아닌 3차원 정보 자체를 기록하기에

눈에 피로감이 매우 적고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홀로그램은 단순히 3차원 영상을 관측하는 것을 넘어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에 적용되

일상생활에 응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원격 수술,

가상전투 및 가상회의와 같은 군사적 응용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응용 분야를 지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홀로그램 기술의 발전은 이에 국한되지 않고,

회절광학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광학 소자들의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3차원 정보를 2차원 공간 안에 저장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은

홀로그래픽 메모리라 불리우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현 저장매체의 용량을 수백 TB급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리가 잘 알고 있는 홀로그램 스티커 등은 홀로그램 패턴이 지니는 복잡도로 인해

정보 보안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홀로그램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광 소자들은

기존의 렌즈, 거울과 같은 광학 부품들의 초소형화를 가능하게 해 주며,

최근 메타물질 등의 나노기술들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다양한 형태로 연구되고 있다.

소형화된 홀로그래픽 광학 소자(HOE) 등은 미세 반도체의 리소그래피 공정이나,

초소형 로봇 내에 탑재될 수 있는 광학 렌즈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인공지능에게 시각을 주고자 하는 컴퓨터 비전 등과 같은

차세대 시각 인식 기술들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데,

홀로그램의 원리를 이용하여 보다 정확한 3차원 정보를 인식시키고

이를 응용하여 자율주행차의 위치 감지 시스템, 로봇 간 인식 시스템 등

다양한 광 시스템들로 응용분야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 출처; 홀로그래피의 원리와 그 응용

K-Light, 2019년 10월호 (한국광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