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비행기

BK(우정) 2019. 6. 20. 07:45




비행기

 

 

애초부터

발을 땅에서 떼는 것을 싫어한 터라

비행기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물에서야

휘젓고 버둥거릴 수라도 있지만

휘어잡을 것은 공기밖에 없으니

목숨을 담보로 하고 트랩을 오를 때는

늘 기분이 묘하다

 

비행기는 높이 높이 올라 구름을 뚫는다

 

땅에서

신비롭게 높이 쳐다보아야 할 대상이

인공물에 잘게 부서져 발 아래에 놓인다

하늘아래에서는

동경이 되고 시가 되는 조각조각들

 

시간을 버는 대가로

잃는 것이 적지 않은 인간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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