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으로 갔습니다 강은 늘 거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결같이 흐릅니다 하늘을 가득 안고 곁의 산과 들풀까지도 안고 푸근하게 품고 투영합니다 낮이 가고 밤이 와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계절이 바뀌어도 강은 순응하며 흘러갑니다 강은 품고 순응하며 고요히 흐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는 강이 좋습니다 강처럼 삶을 흐르고 싶습니다 말보다 글이 좋고, 나보다 우리가 좋은 날 오늘의 강은 멀리서 흐른다 가까이서 맞이하는 반가움만큼이나 멀리서 바라보는 그리움도 좋다 바다의 파도도 시냇물의 소리도 없는 강 없는 듯 흘러가는 강 없는 듯 살고 싶고 잊혀지고만 싶은 날 오늘의 강은 멀리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