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항금리 문학 창간호)

정동길~ 딱 세 컷만 담았다 정동교회, 이화 박물관 돌담길 그리고 러시아 공사관 건물~ 가을 기분~ ㆍ ㆍ 정동길/BK 길은 멈추어 있는데 계절이 움직여 가네

여주‥ 어느 시골집‥ 가을 향수가 찐~ 하다. ㆍ ㆍ 먼 곳/BK 먼 곳을 보면 타향이 있고 더 먼 곳을 보면 고향이 있고

창/BK 밖으로 떠나고픈 열정 안으로 들이고픈 순수 풍경의 창을 열면 마음의 창도 열린다

풍경 1/2 보는 풍경 보여지는 풍경 다가오는 풍경 멀어져 가는 풍경 풍경 안의 풍경 풍경 밖의 풍경 풍경에 없는 너 풍경이 된 나

아늑한 밤/BK 밤이 아늑한 이유 아득히 멀리 온 곳, 소외되었기 때문 깊은 밤, 모르는 사람들, 풍경조차 잠이 들었기 때문 째깍째깍 시계 소리만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

삿뽀로 아침~ 날씨‥ 머‥그런대로 사실‥아무 계획도 없다‥ ㆍ ㆍ 좋은 날/BK 텅 비어서 좋은 날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방황하여서 좋은 날

축복/BK 여전히 햇살은 비치고 하늘은 높고 바람은 싱그럽고 잎새들은 반짝인다

아침 7시 기상~ 일단‥ 젊어져야 하니‥나이야~가라!~를 향해~ ㆍ ㆍ 축복/BK 하루가 다시 주어진 것 최상의 축복

구파발 성당 위로 새털 구름?~ 이 총총‥ 새처럼 날아서~ 신에게로 갈까? ㆍ ㆍ 구름/BK 구름처럼 떠돌다 슬픈 날에는 비로 내리고 기쁜 날에는 하늘로 오르면 참! 좋겠다

할머니가 한참을 쪼그려 앉아 고추를 가지런히 널어 놓으시고 허리를 두드리며 들어가셨다 고추들은 햇살에 몸을 맡기고 편안하다 ㆍ ㆍ 가을날/BK 할머니가 널어 놓은 고추 햇살 아래 편히 잠자고 할머니도 허리를 펴고 그늘 아래 곤히 주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