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315

아우라지역

'아우라지 뱃사공아 날 좀 건네 주게 싸릿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님 그리워서 난 못살겠네' 정선 아리랑의 가사가 흐르는 아우라지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 조양강이 되는 곳 한강을 향해 머나 먼 길을 나서는 곳 검은 광부가 삶의 뿌리를 캐던 역 나의 고향 제천으로 가는 낡은 기차가 백두대간을 넘어 힘겹게 돌아서는 역 그림자는 길어만 가는데 나는 떠날 줄을 모르고 금빛 열차는 햇살에 반짝이는데 햇빛도 잠시, 밤은 왔다 아우라지역 물길은 만났어도 인연은 만나지 못한 곳 아우라지 나루터에 기차가 멈춘다 그림자는 길어져 가고 갈 길은 먼데 떠날 줄 모르는 기차 금빛으로 반짝이는데 언제 떠날지 언제까지 머무를지 서산을 넘는 해 날은 어두워지는데 나그네가 되어 거닐어 보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