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항금리 문학 창간호)

마포 나루, 마포 종점~ 마포역, 4번 출구 도화동, 복사꽃 공원 인근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마포가 있고 아직도 남아있는 나의 아지트가 있다 재개발의 밀물에도~ 명맥을 잇고 있는~ 지난 날들, 기억들이 있다 ㆍ ㆍ 망각/BK 시간이 밀려오면 추억은 섬이 되어가고 시간 아래로 깊이 언젠가는 잠겨버릴 거야

원머리 성지, 순교자의 묘 조용한 마을에~ 편히 누워 있다 ㆍ ㆍ 이유/BK 신자가 아니면서 순례자인 이유는 삶의 이정표를 순례길에 두고 싶어서야

당진, 맷돌포구 1960년대까지는ᆢ나름 술렁이던 곳 70년대, 삽교천 방조제 완공 후에는시간을 따라 희미해져만 가는~ 고깃배도 연락선도 떠나고 흔적만이 포구에 서성이고 있네 ㆍ ㆍ 오늘도/BK 목적지도 이유도 모르는 채 서두르면서 돌아올 길 없는 세월의 기차에 오를 뿐이야 스치는 간이역에는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 이르지 못할 먼 곳을 그리워할 뿐이야

비엔나역에서 기차를 타고 잠시 교외로 나가던 날 풍경도 풍경이지만 파란 하늘을 잊을 수 없다 ㆍ ㆍ 하늘/BK 하늘은 세상을 파랗게 물들이고 비를 내려 깨끗이 씻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쯤 파랗게 물이 들고 파란 마음으로 깨끗할 수 있을까

부다페스트, 켈레티역~ 돌아갑니다~ ㆍ ㆍ 돌아가며/BK 그리운 얼굴 두고 온 일들 돌아가는 게 아냐 찾아가는 거라네

부다페스트 성 엘리자베스 성당 밤이 오는 길 골목을 걷다가 나는 보았네 거대하게 빛나는 그 모습을 밤이 더 가까이 와도 잠시 머무르지 않을 수 없었네 ㆍ ㆍ 타이밍/BK 그대를 필요로 하는 타이밍을 어찌 그리도 잘 맞추십니까

빈~ 브라티슬라바~부다페스트~ 펍에서의 안주들~ 중~ 메모할 것들~ 다음에 오면ᆢ사진으로~ 주문해야지~ ㆍ ㆍ 안주/BK 안주~ 는~ 술을 위하여! 안주~ 는 거야~ 술이 없으면! 안주~ 하면서 먹는 것이지~ 술과 함께!

부다페스트 펍과 바~ 브루어리~ 에서 시작하여~ 이어진다 ㆍ ㆍ 여행/BK 다른 세계에 와서 취하면 또 다른 세계가 되지 결국 우리는 다른 세계만을 찾아 헤매이다가 머물던 곳, 떠나온 곳마저도 아득히 잃어버리고 방랑자가 되어 더욱 더 먼 곳으로 떠나는 거야

정물들과 놀기 거리에는 함께 놀자고 자꾸 손을 내미는 정물들이 있지~ 놀아줘야지~ ㆍ ㆍ 정물/BK 영혼이 있을 거야 움직이지만 않을 뿐

부다페스트, 이지테미 성당 우연히 마주쳤고, 우연히 들어섰다 ㆍ ㆍ 조우/BK 우연히 들어선 이 길 위에서 그대는 언제부터 기다리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