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그날, 거기에는

괴테가 태어난 곳, 그리고

BK(우정) 2022. 2. 1. 05:23

 

괴테가 태어난 곳, 그리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가 태어난 곳

 

여기,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그의 뜰에 머무른다

 

 

 

봄이 가는 날

괴테의 뜰에서 베르테르를 만난다

말보다는 글, 몸보다는 마음을 살던 남자

좋은 벗에게 순수하게 의지한 남자

아무도 모르게 아름답게 사랑한 남자

 

이 뜰에서

빌헬름을 향한 맑은 순수가 있었나보다

로테를 향한 깊은 사랑이 있었나보다

이루지 못한 사랑, 더없이 순수한 사랑

그래서 고귀한 사랑

여름이 오는 날

괴테의 뜰에서 베르테르가 된다

 

 

 

이번 방문에는 아침 일찍

한적한 시간에 가서

보기보다는 그저, 머무르고 싶었다

 

그가 사색을 하던 창가에, 거닐던 뜰에

어제인 듯, 머무르고 싶었다

방문자가 아닌, 그가 되어

 

 

 

너로 인하여 나를 잃어버리는 순간

 

 

 

그는 이 정원을 거닐었겠지

이 벤치에 앉아서

베르테르를 생각하였겠지

빌헬름에게 긴~ 편지를 썼겠지

눈을 감고, 파우스트~ 를 떠올렸겠지

태어나고, 자라고

불후의 명작을 남긴 곳~

 

그리움,

공간은 넘을 수 있다지만

시간은 어떻게 거스를 수 있나요

 

 

 

그는 여기, 창가에서

뜰을 내려다 보았겠지

어떤 표정,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그 곳에서, 그가 되고 싶었던 날~

 

숙명,

그리움을 채우면

더욱 큰 그리움이 남지

 

 

 

그 날, 돌이킬수록 채색되는 날

 

그 날의 아득한 웃음은

창가에 초콜릿 빛으로 머무르는데

얼마나 더 아름다워야

그 날이 되어 웃을 수 있나

 

잊으려 할수록

빛은 커튼을 밀며 더욱 깊이 들어와

그 날의 정물

그 날의 모습에 색을 칠하고

 

창밖, 아득한 그 날은

창가 테이블로 세팅되어

그리운 정물로

그리운 모습으로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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