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모스크바에 내리는 비

BK(우정) 2021. 10. 16. 21:21

모 스 크 바 에 는 비 가 내 린 다

 

 

택시를 타고, 비가 그칠 때까지

거리를 여기저기 돌았다

 

차창 밖의 비 내리는 모습들ᆢ

 

 

1990년대 초, 여러번의 출장과 체류

그 때의 모스크바는 침묵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모스크바는 침묵~ 이기를~

 

 

택시 드라이버가 제법인 영어로

말을 걸어왔지만 침묵하였다

 

 

모스크바에 내리는 비

 

모스크바에 비가 내리면

모스크바에 비가 내리던 시절이

그리워요

그 시절 나는 젊었지요

그 시절 나는 꿈도 있었지요

이국의 땅 낯선 도시에서

갓 피어난 봄꽃으로

빗물을 받았어요

무언가 생각 밖에 있던 행운이

무지개처럼 피어나기를

기다렸지요

무지개를 너머 더 먼 곳으로

더 크게 활짝 피어나리라

그렇게 희망은 다가왔지요

그렇게 나는 또 내일을 맞이했어요

 

모스크바에 비가 내리면

젊음에 실려 사라져간

꿈과 희망이 그리워져요

모스크바에 비가 내리면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술을 마셔요

 

 

 

야망도 용기도, 한 순간의 꿈

절제도 침묵도, 한 순간의 꿈

 

무엇이 달라지든

모두가 그대로이든, 한 순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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