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이른 봄, 남산에 올라

BK(우정) 2021. 7. 19. 04:51

이른 , 남산에 올라

 

 

우리 남산을 오를

서울 생활이 고달팠지

남산에 오른 저녁

하나 , 등불을 켜는

성냥갑 같은 집들을 보며

살아가는 것은

견디는 것이라 생각했지

 

남산에 봄이 오면

겨울을 넘겼다는

대견함이 있었지

다시 겨울이 때까지

걱정거리보다는

즐거운 일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

 

우리 동네에서는

남산이 보였고

남산에서는

우리 동네가 보였지

바람을 따라 나왔지만

서둘러 등불 아래로

돌아가고 싶었지

 

우리 세월이 흘러

남산을 다시 오르니

동네가 어디였는지

가늠을 수가 없네

추워서 따뜻하던

등불을, 웃음을

이제 찾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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