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문 앞에서
언젠가
수의를 걸치고 낡은 문 앞에 서는 날
그제서야 인생을 알까
늙어가면서 젊음을 알았듯이
헤어지면서 사랑을 알았듯이
기쁨 하나에 한 번을 웃고
슬픔 둘에 두 번을 울고
걸어온 길이
진정 인생이 아니었음을
계절도 시간도 정지해 있는데
실로 움직인 건 나였음을
올라온 길이
돌아보니 내리막 길이었음을
인생은 살아온 길이 아니라
그저 지나온 길이었음을
살면서 겪은 모든 일들이
그저 길가의 풍경이었음을
언젠가
낡은 문을 열고 어디론가 떠나는 날
그제서야 알 수 있을까
걷고 있는 길
진정 어떤 의미가 남아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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