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낡은 문 앞에서

BK(우정) 2021. 6. 24. 05:24

 

 

낡은 앞에서

 

 

언젠가

수의를 걸치고 낡은 앞에 서는

그제서야 인생을 알까

늙어가면서 젊음을 알았듯이

헤어지면서 사랑을 알았듯이

 

기쁨 하나에 번을 웃고

슬픔 둘에 번을 울고

걸어온 길이

진정 인생이 아니었음을

 

계절도 시간도 정지해 있는데

실로 움직인 나였음을

올라온 길이

돌아보니 내리막 길이었음을

 

인생은 살아온 길이 아니라

그저 지나온 길이었음을

살면서 겪은 모든 일들이

그저 길가의 풍경이었음을

 

언젠가

낡은 문을 열고 어디론가 떠나는

그제서야 있을까

걷고 있는

진정 어떤 의미가 남아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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