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나는 떠나리

BK(우정) 2021. 6. 23. 20:18

 

 

 

 

나는 떠나리

 

 

모두들 떠나던 , 나는 머물렀지

꿈과 희망은 머물러도, 기다려도

다가오리라 생각했어

집들에 기억을 들어 앉히고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기억들과 옛이야기를 나누었지

 

넓은 들판에는 바람과 구름을 초대하였어

강물에는 시간의 배를 띄었어

한껏 뛰며 어울릴 때마다

하늘을 파랗게 물들이던

노래 소리, 웃음 소리

덧없이 자라는 잡초들을

고운 화초로 가꾸어갔어

꿈과 희망은 살며시, 모르는 새에 다가와

나를 흠뻑 채웠지

 

그렇게 시간은 흘렀어

노을이 붉게 물들던

모두들 돌아오고 있었어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 휑한 모습들로

마치 어제 떠난 이들처럼

익숙하게 여장을 풀고, 숨어들어가듯이

비었던 집들을 꼭꼭 채웠지

안에 머물던 기억들은

밖으로 나와 하늘 높이로 사라져갔어

이제 놀이는 끝난 거야, 일어서야지

 

모두들 돌아온 나는 떠나고 있어

먼저 떠난 기억들을 따라

강과 구름이 흘러간 , 바람이 불어오는

꿈과 희망을 풀어헤칠 곳으로

즐거울 거야, 여전히

하늘은 파란 빛깔이니까

꿈과 희망은 출렁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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