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울산 테크노파크 ᆢ출장 업무 끝ᆢ
길을 나선다. 바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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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BK
바람 소리는 하늘에서 와요
비처럼 후두둑 떨어지는
크고 작은 그리움들
바람 소리는 몸으로 들어요
머리칼로, 얼굴로 다가오는
멀고 가까운 기다림들
걸었어요ᆢ태화강까지
길은 예쁜데ᆢ
놀라우리만큼 인적은 없고ᆢ
꽃과 햇살ᆢ바람ᆢ그리고 나ᆢ
태화강ᆢ대나무 숲이 일렁이네요ᆢ바람결에ᆢ
강변을 수놓는ᆢ꽃무리들ᆢ
바람은ᆢ모두를 움직이고ᆢ
꽃들은ᆢ저마다의 등불이 되죠
걸어요ᆢ좁을수록 아늑한 길을 따라서ᆢ
강은ᆢ봄을 지나가요
국가정원ᆢ대나무 숲길ᆢ십리
여러 잎들에 부딪는 바람ᆢ
대숲의 바람 소리들ᆢ하나ᆢ
둘ᆢ
셋ᆢ
대숲 사이로 보이는 강ᆢ 햇살에 반짝이는데
숲의 바람 소리ᆢ내게 전해오는 바람의 몸짓들ᆢ
수려한 꽃들이 강을 두르고
대숲의 노래ᆢ울동은 청아한데ᆢ
길을 걸어요ᆢ나는ᆢ소리의 숲 사이로ᆢ
하늘을 보면ᆢ숲의 노래ᆢ쉼 없는 바람의 손짓이여ᆢ
강으로 나서면ᆢ
깊은 고요
평화
그리고 일상ᆢ
저무는 하루ᆢ솔로의 이른 저녁ᆢ그리고 떠나자
빛을 보고플 때는 숲으로 간다
숲에는 인간이 만들어낼 수 없는
신만이 빚을 수 있는 색들이 있다
실로 경이로운 색, 빛을 본다
바람이 불면 빛의 율동을 본다
작은 잎들에서 숱한 각도로 반사되는
빛들의 편린, 찬란한 군무
바람이 불면 높은 하늘을 본다
코발트 블루 캔버스에
제멋대로도 질서정연하게도 아닌
경이롭게 펼쳐지는 천연 모자이크들
빛의 시간이 보고플 때는 숲으로 간다
멀리서 다가와서 정점을 지나는 빛
빛은 쉴새 없이 그늘을 만들고
작게 흔들리며 크게 움직이는
빛을 본다. 시간을 본다
무지개 빛을 수만 개로 잘게 나눈
제 각각의 편린들
그들의 거대한 질서
이 아름다운 날, 나는
형형색색 바람의 융단 위에
찬란한 빛의 커튼을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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