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늦가을
빈,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 인근의 숙소에서 중앙묘지까지 8키로 정도
그 길을 걸어서 음악가들을 만나러 가는 길
아침 햇살은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앙상한 나무가지에 걸려 있었고
추웠던 날
노란색 벽의 햇살이 순간의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햇살 따뜻하지만, 마음은 추웠던 날
이른 봄날
햇살이 닿는 돌담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어린 날의 내가
자꾸만 보고 싶었다.
이명례 화가
햇살을 더 넓게 폈다.
연초록을 더하고
앙상한 겨울 가지에 꽃인 듯 바이올렛을 피웠다.
그가 머무는 곳
그의 마음씨처럼
하늘 푸르른 날에는
하늘 푸르른 날에는
그 빛을 등불 삼아
마음 속 깊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보자
이끼 낀 계단 아래
이제사 겨우
하늘빛 와 닿는
아득한 구석에는
눈물 자국 남은
어린 날의 내가
고개를 묻고 있을까
위를 보고 있을까
푸른 하늘빛
그 볼에 닿으면
젖은 눈동자를 들어
나를 바라볼까
울음으로 볼까
웃음으로 볼까
울다가 그친
웃음으로 볼까
하늘 푸르른 날에는
그 빛을 등불 삼아
기억 밖 너머
멀리로 멀리로
떠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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