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훗카이도 여행
아내의 모습을 몰카? 했습니다
삿포로에 있는 평온한 어느 기념관,
창밖에는 초록이 있고
창가에는 목조 책상과 의자
그저 앉아서
뭔가 읽고 쓰거나 그리고 싶은 공간입니다.
평창동 집에서도
꽤 오랜동안 익숙하였던
아내의 모습
슬쩍 누른 셔터가
제법 어울리고 또, 편안한 정경을 담아냅니다
적당한 어둠이 오는 듯
실내의 빛은 조금씩 밝아져가네요.
이상융 화가
표정과 느낌, 보이지 않는 부분을
참으로 잘 표현하십니다.
침실의 벽에 걸어두었습니다.
아내의 모습
그대의 곁모습을 본다.
미안함도, 고마움도 쌓여있는데
긴 세월이 흐르다 보니
격식을 차림이 어색하여
앞에 서지를 못하고
곁에서, 혹은 뒤에서 바라만 본다.
그대가 모르게
젊은 날의 혈기
중년의 방황과 혼돈
세월따라 겪어온 사연들을
때로는 침묵으로, 때로는 인내로
한결 모질게 겪어 온 그대
바람결의 갈대가 되어 흔들려도
단지 ‘인연’이었다는 이유로
묵묵히 동행하여 온 그대
세월이 강이 되어 흘러간 날들
함께 한 사연들도 흘러가는데
밤새 내린 비
현관에 나뭇잎들이 쌓인 아침
자동차의 핸들에 손을 얹으며
문득, 그대의 곁모습을 본다.
그대가 모르게
https://blog.daum.net/jbkist/5735?category=2205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