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외길을 가며

BK(우정) 2020. 10. 9. 19:34

아터제 호수에서 몬드시로 가는 길

눈 덮인 들판, 보일 듯 보이지 않게 교회가 있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찾지 않는

신께서 홀로 머무르시고, 순례자가 들르는 곳

한참을 서성이며, 먼 하늘, 아득한 들판을 바라보았네

 

외길을 가며/BK

 

홀로 가는 길에는

하얀 눈, 벌판이 있습니다

먼 하늘, 끝도 없이 펼쳐집니다

좁은 길도 끊임이 없이 이어집니다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어디로 가야 한다는 희망은 있습니다

삶의 사막은 그렇게 가는 길입니다

 

오아시스처럼

신의 공간을 만납니다

더러는 애써 찾기도, 혹은 다가오기도 합니다

멈추어 쉴 수 있는 곳

그래서, 다시 떠날 의지를 채우는 곳

머무르고, 잊고, 다시 떠납니다

외길이기에, 길을 잃을 우려는 없습니다

 

홀로 가는 길에는

눈송이가 바람에 흩어집니다

구름은 천천히 움직입니다

눈송이도, 바람도, 구름도

순례자일 뿐입니다

가치있는 소멸을 향하여 외길을 가는

고독한 희망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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