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겨울에

BK(우정) 2020. 9. 8. 20:04

 

 

할슈타트

겨울, 1박 2일을 택한 이유는

성수기가 지나서 인적 없는 곳

깨끗함의 계절, 은둔을 원해서였다

 

호반을, 산아래 마을을

넓게, 느리게 걸었다

 

 

 

겨울에

 

천국 못지않은 풍경 아래로

겨울, 적막, 그리고

은둔을 찾아왔습니다

한켠에 쌓이거나

덮인 눈들은

봄까지 그대로 있을 듯합니다

나의 마음도, 

정적과 추위 아래에

오래도록

그대로이기를 바랍니다

기쁨도 슬픔도, 

여기까지이고 싶습니다

인연도 희망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 속, 

모든 것들의 멈춤

바깥보다는 안을 살피면서

이제는, 숙성을 시킬 일만

남기고 싶습니다

적막과 운둔, 청결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바람은 잠들고

호수는 일렁이지조차 않으며

햇살은 뒷꿈치를 들고

지납니다

마을은 천국만큼이나

평화롭습니다

걷고, 머무르고, 읽고 쓰고

그리고, 

깊게 잠들어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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