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옛집, 뜰에서

BK(우정) 2020. 8. 21. 20:30

운조루, 雲鳥樓 (사랑채 누마루의 당호)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산다는 뜻

구례군 토지면에 있는, 99칸 조선중기의 양반가옥이다

금환락지(金環落地, 금가락지가 떨어진 명당)

남한의 3대 길지에 자리를 잡았다는데~

 

봄볕같은 햇살은 좋다

 

옛집, 뜰에서/BK

 

옛집 뜰에서는

시간의 향기가 나고

시간의 모습이 보여요

어느 봄날

개나리와 철쭉이 어우러지던 향기

어느 가을날

무작정 길을 나섰던 나의 뒷모습

그렇게 옛집 뜰에 머무르면

나는 사라져요

 

햇살은 투명하게 나를 지나가요

바람은 내게 닿지를 못해요

시간 속으로

서로 다른 시간의 뜰로

또 다른 봄이 머무는 곳

또 다른 가을이 기다리는 곳

고운 향기,

허전한 뒷모습을 따라

나는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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