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라인, Hallein
잘츠부르크에서 버스로 30여분을 가면
할라인의 작은 마을을 만난다
마침, 눈이 펑펑 내린 후
앞에 보이는 산도, 마을길도, 지붕도
성당의 뜰도, 시냇가도~ 하얗고, 투명하다
마을길을 낮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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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마을을 걷다/BK
눈길을 걸으면, 눈사람이 되어요
하얗게 하얗게 눈의 마을로 들어서면
코 끝이 시린 풍경, 눈이 부신 풍경
아직은 모두가 떠나지 않은 아침
눈 내리는 소리보다도 낮게, 걷고 있어요
작은 소리라도 울리면,
나뭇가지에서 하얀 눈이 툭 떨어져요
그 소리에 놀라, 새가 날아가면
눈이 우수수 흩날리고, 얼굴이 시려요
눈의 무게에 낮은 지붕은 더 낮게 앉고
십자가만 뾰족, 올라왔어요
성당 가는 길, 눈길이 좁게 열렸어요
한사람이 지날 만큼, 좁은 문 너비만큼
십자가 아래, 누운 이들도
오늘은 하얀 눈사람일 거예요
고요마저 버거운 성당의 뜰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쌓여있을까
시간이 더 지나가면, 계절이 바뀌면
더 멀리로 흘러갈 눈의 눈물처럼
그렇게 모두 잊혀져 가겠죠
투명하도록 푸른 냇물이 흘러요
언젠가는 사라질 하얀 눈, 이야기들
벌써, 저 만큼 멀어져간 냇물이 되겠죠
발자국마다 새싹이 오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