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방향 좌석
기차를 타고
역방향 좌석에 앉으면
멀리 사라져가는 풍경이 보인다
만나는 만큼
보내야만 하지만
다가오는 것을 맞이하느라
멀어지는 것에 익숙치 못한 삶
멀리 사라지는 것만큼이나
슬프도록 예쁜 기억이
또 어디에 있을까
멀어지는 것을 각인하여
기억의 창고를 채우고 싶다
동무들의 노래
날아가버린 방패연
검은 새가 오르던 들녘
멀리 가버린 사람
돌아오지 않는 웃음
역방향 좌석에서
멀리 사라져가는
기억의 풍경을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