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릉+영릉, 영녕릉의 가을 산책로
세종과 효종의 품을 걷는다
가을, 왕의 길을 걷다
왕의 길을 걸으면, 왕의 음성이 들려와요
한시절을 다스렸던 그의 음성
어디쯤에서 나를 부를까
지금이 기억하는 그의 모습을 알까
그 시절, 그 생각이
얼마만큼 이어져왔을까
한번 굽어진 길의 앞도 모르는데
수만번을 굽어진 앞날을
어찌 보았겠어요
그 때는 그 때였을 거예요
그 때는 그렇게 살았겠죠. 생각했겠죠
세월이 가면, 남는 건 자취와 흔적일 뿐
세월이 한번 더 가면, 모두가 사라져가요
떨어지는 낙엽, 시드는 꽃
뭐가 다르겠어요. 잊혀져 갈 뿐인데
겨울, 흰눈은 모두를 하얗게 덮을 뿐인데
봄이 오면 기억마저
아득히 사라질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