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사람과 예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BK(우정) 2019. 6. 11. 14:46

베토벤이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세번째로 작곡된 곡으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 협주곡이다. 베토벤의 강렬한 개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자 피아노 협주곡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품 배경


1797년 무렵부터 베토벤은 새롭고 혁신적인 작품에 대한 구상을 했다. 당시 개성만큼이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던 베토벤은 자신의 음악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줄 작품이 필요했고, 여러 후보군 가운데 최종 낙점한 작품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그는 긴 시간 수정을 거듭하며 곡 작업에 몰두했는데, 이때 점점 악화되어 가는 청각 장애는 그에게 상처를 주는 동시에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되었다.  1800년 4월 2일 1악장이 완성된 후 이 작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은 1800년 하반기로 추정되는데, 이는 이 해 12월 15일 그가 라이프치히(Leipzig)에 있는 프란츠 호프마이스터(Franz Hoffmeister)의 출판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확인된다. 그는 편지에서 이전 협주곡보다 훨씬 훌륭한 작품을 다음 연주회를 위해 간직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작품은 좀처럼 공개할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고, 3년이 더 경과된 후에서야 비로소 초연이 이루어졌다.


초연이 있기까지 베토벤은 청각 장애로 괴로워했고, 급기야 1802년 10월 6일에는 하일리겐슈타트 유서(Heiligenstadt Testament)를 쓰며 극한 선택을 암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운명에 굴복하지 않았고, 새롭게 각오를 다진 후 곡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1803년 4월 5일 빈 강변극장(Theater an der Wien)에서 열린 초연에서 베토벤은 직접 피아니스트로 나섰다. 베토벤은 이 곡을 초연 당일까지도 수정했는데, 1악장 카덴차의 경우 무대에 오를 때까지도 완성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카덴차 부분을 즉흥 연주로 했다. 그 후 1809년이 되어서야 베토벤은 정식으로 카덴차 부분을 작곡해 추가했다. 비록 카덴차 부분이 누락되어 있긴 했으나 이 곡의 악보는 1804년 여름 출판되었고, 베토벤은 이 곡을 자신과 교분이 있던 프러시아의 루이 페르디난트(Louis Ferdinand) 왕자에게 헌정했다.

음악 구성

전체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규모가 크고 교향악적이다.

  •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Allegro Con Brio)   

    협주곡풍 소나타형식의 악장이다. 애수와 정열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인상적인 제1주제가 현악기 군으로 연주된 뒤 제2주제가 제1바이올린과 클라리넷으로 제시된다. 이어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피아노가 등장하여 주제를 부각시킨다. 계속해서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발전해나간다. 마지막에는 63마디의 기교 넘치는 카덴차가 마치 곡이 가진 독창성을 과시하듯 화려하게 펼쳐진 뒤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 2악장 라르고(Largo)   

    C단조의 1, 3악장과 달리 E장조로 되어 있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잔잔한 피아노 독주로 시작해 깊고 풍부한 정서를 표출해낸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섬세한 조화를 이루며 풍요로운 사운드를 연출하는데, 여기서 피아노가 그려내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선율은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 3악장 론도. 알레그로-프레스토(Rondo. Allegro-Presto) 

    전형적인 론도형식의 악장이다.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한 다소 긴박한 느낌을 주는 독주 피아노로 시작해 오보에가 가세하고, 이어 오케스트라가 위용을 뽐낸 뒤 화려하게 전개되어 간다. 후반부 집시풍의 색채를 띨 때 피아노의 카덴차가 펼쳐지고, 론도 주제가 계속 반복되면서 절정을 향해 치달은 후 벅찬 희열을 선사하며 웅장하게 끝을 맺는다.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Beethoven, Piano Concerto No. 3 in C Minor, Op. 37]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