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겨울비 주점

BK(우정) 2015. 3. 15. 22:30

필스너의 고향 체코, 프라하의 뒷골목

차운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나그네의 발길은 선술집으로 향하고

브레첼 꾸러미와 콜레뇨를 안주삼아

필스너 우르켈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겨울비 주점/BK

 

멀리 떠나온 곳에

비는 내리고

어둠이 오는 골목에

비는 내리고

가로등 주점 창가에

비는 내리고

기울이는 술잔에

비는 내리고

 

비가 그치면

비를 그리워할까

비가 그치면

돌아갈 수 있을까

비가 그치면

눈부신 빛이 올까

 

비는 술잔에 떨어져

술이 되고

술은 심장으로 흘러

타인이 되어

멀어지는 기억과

다가오는 꿈을

못내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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