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몽상의 허구

BK(우정) 2022. 7. 4. 20:39

호수가 있어서 좋고,

호반을 거닐어서 좋다

이국의 호수들

 

 

캘리포니아 깊은 곳,

킹스 캐년과 세콰이어 국립공원 안쪽

1.5킬로 고도의

흄 호수가 있다

고요하고 잔잔한 곳,

일몰이 아름다운 곳

평화로운 은둔지에 해가 지고 있다

 

  

호수에서는 해가

호수너머로 진다

호수너머로 해가 지면

호수와 하늘은 하나가 된다

호수도 하늘도 짙고 푸른색

 

노을을 보며 나는

노을빛 창가에 앉는다

노을이 호수 끝에 걸리면

노을과 나는 하나가 된다

노을도 나도 저물어가는 솔로

 

 

캐나다 로키, 밴프의 호수들

산 위, 만년설이 녹은 물

차갑고도 청량한 물빛이 곱다

 

 

나 여기 머무르고 있음을 아는 이 없으리

나 너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아는 이 없으리

잊으려 깊이 들어가도 비 그친 후 버섯인 듯

축축함을 열고 자라는 그리움

지우려 눈을 감아도 밤하늘 별무리인 듯

어둠을 열고 피어나는 그리움

먼 곳, 산을 넘는 해가 마음을 전하리

높은 곳, 지나는 바람이 마음을 전하리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와 오거스트ᆢ의

호반들

더 북쪽으로 오르다가 멈춘 호반

땅은 비에 젖고, 호수는 비를 품는다

물빛이 거울이 된 반영, 숲의 그림자

 

 

 

카타르, 도하의 인공 호수

부유함으로 바닷물을 도시로 가두었다

 

 

스위스, 뇌사텔의 아득히 넓은 호수

너무 넓어서 하늘을 품은 호수,

누웠다. 넓음의 사이에

호반을 따라 걷다.

티끌 하나 없는 풍경 사이로

균형과 대칭, 정 가운데에서

밤도 조심스러이 온다. 고요 위로

 

 

 

 

영국, 맨체스터, 들판의 호수.

누가 있는가

영국, 캠브리지의 호반.

석학들의 산책

그들의 벤취

 

 

 

호주, 애들레이드 근교의 호수

가족이 생각날 때마다 갔다

온 종일,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가는 길,

인공 호수

그리고 더 멀리, 더 깊은 캘리포니아로~

 

꽃이 어울리는 호반

언덕에 둘러쌓인 물결

설산 아래의 호수

침엽수림과의 수평선

노을빛 스카이 라인, 5월,

캘리포니아라서 가능하다~

 

 

호수 캘리포니아

(이글스, 호텔 캘리포니아를 일부 개사함)

 

환영합니다

캘리포니아 호수에 온 것을

이토록 사랑스러운 장소

이토록 사랑스러운 모습

 

물이 가득한 호수를 만나네

언제나 어디서든지

캘리포니아에서는

 

멀리서 들려오네

여전히 그리운 음성들

떠날 수가 없네

떠날 자유는 있을지라도

 

 

 

 

남호주, 마운트 갬비어의

블루 레이크, 그 벤취

너무 푸르러서 하늘이 무색하다

바다도 파랗고 호수도 파란 날

마음도 파랗게 멍들어 있는 날

 

- 환희의 슬픔

 

몽상의 허구

 

언젠가는 언젠가일 뿐

지난 일은 지나갔을 뿐이다

미래에 기대이지 말고

과거에 위안받지 말자

그 때의 나는 그 때의 나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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